스마일 시민기자단

「다들, 다움 : SMILEPRESS」에서는 시민이 직접 ‘평생학습 전문 기자’가 되어 서울의 평생학습을 전합니다. 시민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 속 다양한 평생학습을 통해, 삶이 곧 학습이 되는 서울의 생생한 모습을 나누고자 합니다.

나눔을 실천하는 동부밑거름 학교– 배움을 통해 이웃과 세상을 향한 나눔을 실현하다.

– 제1기 시민기자 배수민

10월 9일 한글날은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날이며 TV, 인터넷 속에서 한글의 소중함을 전하는 날이다. 한글날을 기념하여 우리의 글과 말의 소중함을 전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찾아 광진구 ‘동부밑거름학교’를 방문하였다. 점심시간을 앞둔 시각임에도 한글을 향한 늦깎이 학생들의 열정은 빛나고 있었다. 문해교육(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의 현장, 광진구의 동부밑거름학교를 방문하여 한상배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부밑거름학교는 1968년 문해교육의 필요성을 느낀 자원활동가들에 의해 ‘성수재건학교’로 시작된 학교이다. 자원활동가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2016년 중등학력인정기관 신청을 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문해교육으로 한글을 모르는 슬픔과 비문해를 숨겨야 하는 아픔을 치유하고 싶다는 평생숙원사업을 위한 이곳은 한글 뿐 아니라 컴퓨터 수업까지 진행하며 일상에 필요한 평생학습을 실현하고 있다.

이곳에서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은 50대에서 70대까지의 어르신들이다. 배우는 속도는 개인 차이가 심해서 몇 년 씩 한글을 배우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2008년 발표된 한국의 문맹률은 1%이다. 이러한 상황이 어쩌면 글을 모르는 이들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을 것이다. 동부밑거름학교의 학생들은 시대적인 상황을 한글을 배우지 못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이 50~70대 여성으로 구성된 학습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상황과 함께 남존여비사상으로 인해 오빠를 위해 교육을 양보하고, 남동생을 위해 배움을 포기하여 야학을 통해 늦게나마 한글 공부를 시작하였다.

우리는 한글을 모르는 상황을 쉽게 상상하지 못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언제 글을 읽고 써야 하는지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무의식의 상태로 진행되기도 한다. 동부밑거름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은행 업무를 보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한글을 알기에 당연한 일들이 이들에게는 한이자 상처로 남아있는 것이다. 뒤늦게 배운 한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 또한 시작하였다. 마음 속 깊이 묻어 두었던 한을 한 자, 한 자에 담아낸 학생들의 시는 그래서 더욱 더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유명 화가의 그림보다, 유명 작가의 글보다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글과 그림이 되어버린 시 두 편을 소개 해 본다.

할머니의 시 포스터

동부밑거름학교는 단순히 문해교육으로서의 한글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통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로도 이곳의 학습자들은 1년에 한 번 장터를 열어 모은 돈으로 이웃을 돕고 있다. 일기쓰기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선생님 중 한 분도 동부 밑거름 학교에서 글을 배우신 분이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바라보며 자신들도 배운 내용으로 나눔을 실현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공부를 하고 있다. 어쩌면 사회로부터 외면 받으며 살아온 이들이 이웃과 세상을 위한 베풂과 나눔을 위한 삶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동부밑거름학교 한상배 대표(선생님)는 최근의 고민으로 동부밑거름학교의 시설을 꼽았다. 승강기가 없어 거동이 불편한 학습자들에게 3층에 위치한 동부밑거름학교의 계단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생님의 꿈은 무엇일까? 선생님의 꿈은 ‘야학이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인터뷰의 처음과 끝, 문해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순간 선생님의 모든 관심은 오로지 학습자의 편의와 교육의 확대에 대한 고민뿐이다.

한글날을 맞아 방문한 문해교육시설인 동부밑거름학교에는 배움에 대한 열정 넘치는 학생, 이들을 위한 헌신적인 선생님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대한민국 문해교육시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동부밑거름학교가 설립될 당시에만 해도 거의 유일하던 문해 교육 기관이었지만 현재는 ‘세상이 좋아져 문해 학교가 많아져서 고맙다’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올 수 있었다.smile-symbol

배우고 놀면서 또 배운다.

– 제1기 시민기자 손성민

강남구 서초동에 거주하는 이창호(60)씨의 별명은 ‘그저 알라’이다. 유독 자신이 배우기와 혼자 공부하기를 즐겨 하기 때문에,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이 붙인 별명이란다.
그의 말에 따르면 50대 후반까지 남들도 그렇듯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오는 인생을 살아왔다고 한다. IT업종에 종사하면서 바쁘게 일하고, 집. 일하고, 집. 그렇게 일하는 와중에 많은 나라들을 다녔지만, 업무를 목적으로 다닌 외국에서 자기시간을 가질 순 없었다. 당연히 취미활동이나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고, 바쁘게 짜여진 스케쥴에 쫓기며 외국 바이어들을 만나는 ‘일’일 뿐이었다.
은퇴 이후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여행다운 여행을, 그것도 혼자서 다니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익혔던 사진 기술이 생각나 여정 중의 기록을 남기고자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간만에 꺼낸 카메라는 본인의 마음에 썩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뭔가 여행과 사진이 따로 노는,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는 느낌이었다고. 여행과 사진의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그 접점을 찾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3년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나 그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여행 작가 과정. 여행하며 사진을 찍기 위해 고민하던 그에게는 딱 알맞은 과정이었다고. 처음 강의실에 들어가던 때를 떠올리던 그는 깜짝 놀랐던 이야기를 전했다. 재학생부터 장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수강생의 연령층과 부산, 제주에서까지 올라오는 그들의 열성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이 다양한 연령층과 각자의 다양한 삶을 살아온 수강생들은 처음엔 서로 잘 섞이지 못할 것으로 보였지만 강의와 현장실습, 야외수업과 동반되는 수업 후의 뒤풀이 시간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서로와 어우러져 갔다고 한다. 아무래도 관심사가 같고, 각자가 배우고자 하는 것이 같아 자발적인 모임이 결성되었다고 한다. 과정을 모두 마치고 수료한 이후인 지금에도 동아리 모임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해관계가 섞이지 않고, 관심분야가 같다보니 아무런 스스럼 없이 만날 수 있어 부담도 없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사진을 배우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강추! 했다. 여행작가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넓게, 자연을 깊게, 역사를 다시 보게 하는 인생의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smile-sym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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