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하고 초대받으니 ‘진짜학교’ 맞더라”

‘시민이 초대하고 초대받다’라는 모두의학교 개관식 슬로건을 처음 접하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다들>이 개관식에 ‘초대하고 초대받은’ 시민 네 분을 만나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우리 곁에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개관식 이야기,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드립니다.

모두의학교 : 안녕하세요. 한 달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네요. 개관식 이후로 잘 지내셨나요? 지난 10월 28일에 있었던 모두의학교 개관식은 ‘시민이 초대하고 초대받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기에 많은 곳에서 주목을 받았어요. ‘모두아띠’라는 예쁜 이름이 붙은 시민 분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행사가 과연 어떻게 진행될는지 모두 기대하셨거든요. 그날 오신 여러 손님들께서 기대 이상으로 잘 진행됐다는 말씀 많이 하셨어요. 더불어 벅차게 준비했던 저희 입장에서도 여러분의 도움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치러낼 수 있었던 것 같구요.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여러 시민들이 어떻게 모여서 개관식을 함께 준비하고, 또 꾸려낼 수 있었는지, 여기 계신 여러분의 사례를 통해 <다들>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자 해요. 각자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릴게요.

공간 인테리어, 개관식도 시민과 함께

▲개관식 사회를 맡은 모두아띠 정정숙님

정정숙 : 안녕하세요. 저는 동화구연가인 정정숙입니다. 이번 개관식에는 사회자를 맡았어요. 작년부터 모두의학교에 쭉 관심이 많았답니다. 주민참여워크숍 등 준비 과정부터 시민과 함께 해 온 모두의학교라 그런지 개관식 사회자도 시민이 맡는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요. 제가 힘은 잘 못 쓸 것 같구.(웃음) 하던 일이 있으니 사회는 잘 볼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조인환 : 안녕하세요. 저는 금천구에 사는 조인환입니다. 국립국악원에서 거문고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종묘제례악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종묘의 본전과 영녕전 제향 때 쓰이는 음악이고,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제1호인 음악입니다. 제가 그 음악의 연주자예요. 연주 일정이 없는 날이면 자원봉사를 즐겨 합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의학교 개관식 소식을 접했어요. 이번 자원봉사에서는 주로 몸 쓰는 일을 맡았습니다.(웃음)

▲개관식 운영 지원을 맡은 모두아띠 조인환님

김선정 : 저는 독산3동에 사는 김선정입니다. 도시농업협동조합인 ‘건강한 농부 사회적 협동조합’의 일원으로, 이 지역에서 직거래장터, 교육 사업, 동아리 활동 등을 활발히 하고 있어요. 모두의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쭉 관심을 가져, 작년 주민참여워크숍에도 참여해 의견을 냈었어요. 개관식에선 협동조합과 함께 씨앗으로 액자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구요.

▲개관식 배움시장 <씨앗으로 액자만들기 프로그램>

류예린 : 사회를 맡았던 류예린입니다. 엄마가 “예린아, 사회 한 번 해 보는 거 어때?”하고 권했어요. 음… 그냥 알겠다구 했어요. (일동 웃음) 학원 다녀와서 대본 연습하는 게 힘들긴 했는데, 막상 무대 올라가니까 그동안 힘들었던 건 생각이 안 나더라구요. 그날 사람들이 자꾸 안 떨리냐고 물어보던데요. 왜 꼭 떨려야 하나요? 저는 하나도 안 떨리던 걸요!

모두의학교 : 예린님도 작년부터 주민참여워크숍에 참여해 주신, 고마운 주민 중 한 분이에요. 어떤 공간이 제일 마음에 드나요?

류예린 : 개관식 날 사회가 끝나고 나서 건물을 다 둘러봤는데요, 저는 3층 집 모양 공간하고 도란마당이 제일 좋았어요.

생애 첫 사회자 데뷔…감격의 개관식

모두의학교 : 주민들이 직접 상상하고 꾸며보는 시간을 가졌던 작년 주민참여워크숍을 통해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었지요. 예린님이 제일 좋다고 했던 그 공간이 워크숍의 가장 큰 결과물이에요.

▲개관식 사회를 맡은 모두아띠 류예린님, 배움시장 운영을 맡은 신성희님(왼쪽부터)

신성희 : 이전부터 한울중학교 자리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다는 얘기는 많이 있었는데, 대체 뭐가 들어올지 정말 궁금했어요. 공원이다, 도서관이다, 말도 많았죠. 그래서 저도 주민참여워크숍 참여하게 되었고, 주민이 낸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경험을 처음하게 됐어요. 다양한 의견이 많아 혹여나 싸움이 나지 않을까 혼자 노심초사하기도 했지만요.(웃음) 저는 배움시장에 참여했어요. 제가 요새 배워서 하고 있는 일들을 이곳 모두의학교에서 해보고 싶었거든요.

모두의학교 : 배움시장을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어떤 건가요?

신성희 : 저는 그림책으로 감정코칭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표현이 서툴러 티격태격했던 어떤 노부부가 생각나네요. 하지만 결국에 그분들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가셨어요. 표현이 서툴렀을 뿐이지 진심은 그게 아니었던 거죠. 또, 어떤 아이가 동생이 생긴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처음 듣게 된 엄마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세대와의 소통, 그리고 다함께 어울린다는 것에 대해서 저 또한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지요.

▲개관식 배움시장 <모두를 ‘환대’하는 그림책 감정코칭>

정정숙 : 아휴… 저는 사회를 보다가, 시장님이 오셨을 때예요. 우리 모두의학교 지원 좀 당부드린다 얘기를 하는데, 글쎄 말을 많이 하니까 입이 타는 바람에 ‘디원’이라고 해버렸지 뭐야. (일동 웃음) 제가 모두의학교를 위해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애드립으로 한 건데, 너무 아쉽잖아요. 그래서 바로 애교있게 정정했지요. “지원입니다~” 그랬더니 시장님이 껄껄 웃으시더라구요. 그렇게 넘어갔어요.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회자 역할 하면서 큰 에피소드가 남았네요.

신성희 : 처음인건 맞지만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죠. 그날 정말 잘 하셨어요. 앞으로 또 사회 보실 기회가 분명 또 올 거예요.

정정숙 : 감사해요. 실수도 많았지만 모두의학교 가족들이 많이 배려 해줬어요. 사회 보는 연습을 도와주신 박현규 실장님도 어쩜 그렇게 격려를 잘 해주시는지…. 집에선 우리 남편이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우리 예린이도 옆에서 너무 잘 해줬구요. 덕분에 흐뭇한 마음 안고 잘 끝난 것 같아요.

▲개관식을 마치고 박원순 시장과 함께

조인환 : 저는 사실 너무 바빠서 개관식 전에 있었던 모두아띠 사전모임에 참석할 수가 없었어요. 사전모임에서 행사 당일 역할 분장을 다 끝냈다고 하더라구요.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몰라서, 개관식 당일에는 양복을 차려입고 왔어요.

모두의학교 : 인환님은 모두의학교 스탭들이 꼭 따로 만나고 싶던 분이었어요. 개관식에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와 주셔서, 의자를 많이 날랐어야 했거든요. 스탭들이 거의 여자다보니 다들 힘들어 하는 와중에 정장을 갖춰 입은 남성분께서 갑자기 의자를 한꺼번에 날라주시는데, 다들 “저 사람 누구야”하고 웅성웅성.(웃음) 그날 정말 감사했어요.

주인의식을 갖고…홍보’부족’메워야

조인환 : 평소에도 자원봉사를 자주 해요. 저라는 사람이 힘이 된다면, 작은 일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디라도 갑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 즐겁거든요. 이번에 개관식 슬로건이 ‘시민이 초대하고 초대받는‘이었잖아요. 초대하는 사람이 저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옷도 잘 갖춰입고 갔구요. (웃음)

김선정 : 초대하는 입장이라고 하면 다른 말로는 주인의식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런 입장에서 보면 조금 아쉬운 점도 있어요. 리모델링 과정 등 처음부터 참여한 분들은 남다른 마음으로 모두의학교를 지켜봤겠지만…. 건물을 지척에 두고도 모르시는 분들도 계셨죠. 하물며 이 근처도 그런데 서울 전역에선 어떻겠어요. 조금 더 홍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커요. 자주 이용할 수 있는 인근 주민들이 많이 와서 보고, 사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지역사회에 소문나면 결국은 서울 전체에 퍼지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배움시장 운영을 맡은 모두아띠 김선정님

모두의학교 : 선정님께서 좋은 점을 지적해주셨어요. 시민이 초대하고 초대받는 개관식을 치러낸 모두의학교는 앞으로도 쭉 시민이 직접 만들고, 시민이 주인인 학교가 될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개관식 날 모인 여러분 앞에서 <모두의학교 다짐>을 발표하기도 했었지요.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께서 이곳의 주인인 시민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말씀해주세요. 앞으로 모두의학교에서 ‘나는 앞으로 이렇게 할거야’하는 다짐, 어떤 것들이 있나요?

내 평생 ‘또 하나의 내 집‘
이제껏 없던 일 벌어질 것 예감

조인환 : 개관식에서 맺은 인연으로, 앞으로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저라는 사람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적극 활용할거예요.

정정숙 : 인환님 말씀하고 비슷해요. 저도 이 공간을 이용하면서 제가 가진 자산을 맘껏 나누고 싶어요. 개관식을 제가 직접 치러낸 경험도 너무 즐거웠어요. 그 즐거움을 이곳에서 다시 나눌 거예요. 앞으로 모두의학교는 내 평생에 내 집처럼 느껴질 것 같네요. 우리 예린이는 모두의학교에서 뭘 하고 싶니?

류예린 : 모두의학교에서 놀고 싶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3층에서 맘껏 뛰놀래요.

신성희 : 저도 집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에요. 책을 읽다가 쉴 수도 있고,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배울 수도 있는 그런 집이요. 이번 ‘시민학교 스타트업’ 시범 프로그램에 업사이클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그 주제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아 이번에 참여했어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바느질하고 옷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일이 벌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내심 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나중에 저도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어요. 제가 해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배움시장에서 했었던 그림책 수업을 접목시켜보고 싶기도 하네요. 이런 일들을 이곳에서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