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

타인의 시선과 요청된 삶에 매여 있나요?

십 년 가까이 다닌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만두기로 결정한 것이 쉬웠냐구요? 아니요. 참 어려웠어요. 불혹을 넘긴 비혼 여성에게 일할 직장과 동료가 있다는 것은 ‘나’를 설명하기 좋은 외적인 조건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놓아버리고 싶지 않았어요. 일하는 지식인이고 싶어서 짬을 내어 대학원도 다녔습니다. 그런데 직장을 그만둘 무렵에 이런 자각(?)이 일어나더군요. 현재 이 모습이 ‘나’인가? 타인의 시선과 인정, 불투명한 미래, 신자유주의 시대가 안겨준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가? 병명으로 진단되지 않는 신체 통증과 불편한 심기는 도대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하면서 시름시름 앓는 시간이 늘어갔습니다.

마을공부방에서 마음챙김

이런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는 것이 어려웠어요. 육아기 직장여성의 고민에 비하면 배부른 얘기처럼 들릴 테니까. 내게 주어진 일에 몰입했지만 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그리고 일에 가려서 돌보지 못한 내 삶의 영역에 햇볕을 쬐어주기로 했죠. 뒤늦게 시작한 학업은 여성운동에 대한 관심과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논문으로 다루면서 해소했습니다. 이때 인터뷰한 여성운동가 언니의 추천으로 정말 우연히 타로(tarot) 카드 공부 모임을 만나게 되었어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상담&학습연구소의 방 한 칸을 빌려 13명 내외의 사람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삶의 원리와 지혜가 담긴 78장의 타로 카드는 사람들의 경험담과 버무려져 서로에게 배우고 위안을 주는 집단상담의 자리가 되곤 했습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며 눈으로 확인되는 세상에 대한 집착(?)은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나의 경험과 고민을 마음껏 털어놓고, 다가올 미래와 변화를 불안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읽는 새로운 관점이 자라났어요.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배우는 마을 배움터의 힘과 소중함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어요. 여기저기 아프던 몸의 통증도 점점 사라졌습니다.

 

▲ 생활 속 작은 실천의 모습. 느티나무도서관 기증자 이름들.

 

긍정적인 마음은 주인의식

저는 현재, 주민 모임이 이웃 관계를 회복하고, 주민 스스로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궁리하여 직접 해결해보는 마을공동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타로 공부방이었어요. 타로점괘가 이곳을 안내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공부방 사람들이 내 삶의 주인이 되도록 임파워먼트(empowerment)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만난 ‘의식의 지도’라는 개념은 현재 실천에 좋은 나침반이 되어주고 있어요. 정신의학자 데이비드 홉킨스가 정신의학, 심리학, 신경정신약리학, 의학 등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활용해 임상연구 한 결과인데 긍정적인 사람에게 200로그 이상의 빛이 나고 달라이라마와 같은 수도자는 700-1000로그의 빛이 난다고 합니다. 긍정성을 만들어내는 의식수준은 ‘용기’로부터 비롯되고 자신과 타인을 허용하는 관점이 자기와 타인에게 힘을 주는 행동으로 나타난다고 해요. 중립, 자발성, 수용, 이성은 꽤 높은 의식수준으로 주인의식을 구성하고 신뢰, 낙관, 용서, 이해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집착으로부터 풀려나고 고정관념을 초월하며 새로운 마음먹기가 가능해집니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이것이 쉽지가 않지요?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요? 혹시 부정적인 피해의식의 영역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요? 분노와 절망, 두려움과 의욕상실,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타인을 공격하고 경멸하고, 이를 후회하며 절망하고 자신과 타인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내닫지는 않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의식과 감정은 만성 질병의 근원이라고 하니 우리 모두 잘 다루어 보면 좋겠습니다.

의식의 지도
※「치유와 회복:의식은 어떻게 몸과 마음의 고통을 이기는가」, 판미동, 데이비드 홉킨스저의 내용 재구성
의식수준로그밝기신을보는관점삶을보는관점감정상태행동과정비고
깨닫음700-1000참나존재함언어이전순수의식영성의
영역
주인
의식
(power)
=
긍정성
(positive)
평화600모든존재완벽한지복광명얻기
기쁨540하나완전한평온변모하기
사랑500사랑하는온전한경외드러남
이성400지혜로운의미있는이해추상지성의
영역
수용350자비로운조화로운용서초월
자발성310격려/영감주는희망적인낙관마음먹기
중립250가능하게하는만족스러운신뢰풀려남
용기200허용/허락하는실행할수있는긍정힘의 부여
자부심175무관심한부담스러운경멸부풀리기피해
의식
(force)
=
부정성
(negative)
분노150복수심을품은적대하는미움공격하기
욕망125부정하는실망스러운갈망사로잡히기
두려움100벌하는겁나는불안물러나기
슬픔75냉담한비극적인후회낙담하기
무의욕50나무라는희망없는절망팽개치기
죄책감30보복하는악의적인원망망가뜨리기
수치심20멸시하는가증스러운굴욕제거

 

마을공동체 학습과 실천활동으로 주인되어보시지 않을래요?

저의 경험담을 간단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 어렵기도 쉽기도 한 알쏭달쏭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시대적 요청이라기보다 인간이면 누가나 직면하는 성장과제라고 합니다. 내 마음과 몸의 반응을 살피면서 세상과 대화하기, 내 깊은 내면으로부터의 변화가 이웃과의 관계, 지역사회, 더 크게는 국가의 변화와 연결되도록 자신을 가꾸고 직접 행동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인이 되면서 이 작업을 가능케 하는 활동영역이 평생학습 즉 마을에서의 공동체학습이라는 것을 많이 목격합니다. 저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다 커서 누군가의 가르침을 받는 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요. 울퉁불퉁한 인생의 역정을 담백하고 맛깔나게 살아낸 이웃들의 경험과 깨달음이 일상생활에서 교환되는 가르침과 배움의 장이 우리 마을, 나의 지역사회가 되도록 여러분 함께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