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혁신과 평생교육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사진 1.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벽 사진. 당신은 체인지메이커(changermaker)인가요?

 

#사회혁신, #사회적 가치, #사회혁신가, #체인지메이거, #혁신공간, #공유, #도시기획자, #사회적 금융, #사회적 부동산, #시민자산화, #사회적 자본, #임팩트 투자,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리빙랩, #테스트베드, #정책실험(policy lab)… 지난 3월부터 사회혁신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필자가 가장 많이 듣고, 쓰는 단어가 되었다. 꽃이 되어 돌아온 이 단어들… 이름을 불러주고, 오랫동안 바라보아야 할 배움과 나눔 목록이 갈수록 점점 쌓여가고 있다.

 

 지금은 ‘사회문제 해결의 전국시대’이다. 사회문제는 점점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 난제(wicked problem)가 되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가치기본법과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전제로 사회적 가치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더 나은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가려는 시민 참여와 숙의의 공론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필자는 사회혁신 생태계의 점, 선, 면을 연결하기 위해 우리사회 사회혁신가들을 만나고 있다. 다양한 현장에서 그들이 주목한 사회문제는 무엇이었으며,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는지를 듣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를 잘 보고, 듣고, 관찰함으로써 이들이 지속가능하게 활동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제도개선과제 발굴과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자의 미션이다. 이러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포착된 장면은 대략 아래와 같다.

 

# 기업

대기업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넘어 CSV(Creating Shared Value)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연구원을 설립하기도 하고, 사회혁신교육자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사회혁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모하는 등 인재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공기업은 주로 사회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성과평가와 인센티브에 고민하고 있다.

 

# 대학

대학은 총장 중심으로 전체 학교 단위에서 움직이는 곳도 있고, 교수중심으로 1-2개의 학과 단위로 움직이는 학교들도 있다. 주요 대학은 대기업과 협력하여 사회혁신 관련 교과목을 만들거나 사회혁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있으며,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수업을 통해 이론과 현장을 적극적으로 연계하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교육부가 진행하는 프라임(PRIME·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과 전국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고도화형 선도대학(LINC+) 사업을 통해서도 대학과 지역사회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활성화되는 것으로 포착되고 있다.

 

# 연구기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국책연구기관에서는 사회혁신이라는 이슈에 주목하여 현장 밀착한 의제연구에 착수했으며, 민간연구기관에서도 사회혁신 관련 연구와 시민주도 플랫폼 만들기가 화두이다. ‘일상생활의 실험실’이란 뜻의 리빙랩(living lab)은 다양한 사회주체가 연계해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고, 혁신을 만들어가는 실험실이자 테스트베드(testbed) 역할을 하는 혁신 플랫폼을 뜻한다. 지속가능한 사회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래 리빙랩은 기술 기반 연구기관 및 대학 실험실에서 출발했는데 최근에는 지역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 혁신을 이끌어 갈 지역기반 리빙랩네트워크로 발돋움하고 있다.

 

# 전국의 사회혁신 활동가

풀뿌리/NGO/NPO활동가들은 전통적으로 지역사회 의제 발굴과 문제해결에 관심을 갖고 있 다. 소셜벤처,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 등 주체별, 분야별, 영역별로 흩어져 활동하는 것에서 이종교류, 융합을 위한 협업과제와 프로젝트들이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이렇게 역동적인 현장에 있다가 평생학습 동네로 고개를 돌려보면 세상 조용하고 평화롭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것은 바람직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렇게 조용해도 되는 걸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숨길 수 없다. 저출산·고령화,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등 국가의 사회적 위기 해결능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평생학습이 너무 유유자적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최근 국가는 ‘커뮤니티 케어’ 시대를 선포했다. 지역사회 안에서 지방정부, 시민사회, 기업, 가족이 모두 함께 복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혁신적 해결방안을 모색해나가는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을 수행할 주체로 ‘지역밀착형 사회적 경제’와 ‘지역분권화’가 강조되고 있다. 4-5년 전부터 사회적 경제 클러스터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거점 공간을 조성해왔다. 2018년 현재 서울에서만 13개 자치구가 클러스터로 지역의 거점을 만들어 역할하고 있다.

 

사회혁신 관련 지역사회 간담회를 하면서 아쉬웠던 것은 지역사회 혁신가 네트워크에 평생학습 분야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평생학습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초기 자료에서는 지역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평생학습이 많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지역혁신에 대한 관점이 많이 빠져있어 아쉽다. 잘 알다시피 평생학습도시는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적 통합증진, 경제적 경쟁력을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의 질 제고와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 누구나 원하는 학습을 즐길 수 있는 학습공동체 건설을 도모하는 총체적 도시 재구조화(restructuring) 운동임과 동시에 지역사회의 모든 교육자원을 기관 간 연계, 지역사회 간 연계, 국가 간 연계시킴으로써 네트워킹 학습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지역 시민에 의한, 지역시민을 위한, 시민의 지역사회교육운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시도진흥원-시군구평생학습관의 전달체계를 완성해 가고 있고, 최근 동 단위, 마을 단위 학습의 허브공간들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많은 학습공간들이 열리고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열린 학습공간에서 학습한 학습자들이 지역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는 것을 보기는 쉽지 않다. 지역문제를 인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게 하기 위한 출구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평생교육의 가치를 높이 세우고, 공공의 재화를 공공의 재화답게 사용하려는 노력이 한 발 더 나아갈 때 평생학습은 사회혁신과 만나고, 지역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생태계(도시재생, 마을만들기, 사회적경제영역 등)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