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학교, 모두의책방이 되다

모두의책방이란 / 모두의학교 북큐레이션 프로그램

 

모두의학교 도서 공간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과 오디오 드라마 감상 공간

 

그 질문은 8월 9일 열렸던 ‘모두를 위한 시민 북큐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풀렸다. 그곳은 바로 시민들 모두를 위한 책방이 될 공간이었다. 모두의학교 개관 후 3월부터 6개월동안 시민들과 도서공간 조성에 대한 토론과 의견 수렴을 거쳐, 올 9월 책방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도서공간은 총 5구역으로 이루어진다. A구역은 모두의학교 이달의 책 전시, B구역은 지역 동네책방 및 독서운동가 추천도서 전시, C구역은 코어컬렉션 도서 책장, D구역은 연속간행물 및 다양한 전시, E구역은 이용시민이 읽고 있는 책 키핑서비스 공간이다. 특이한 공간은 E구역이다. 모두의학교 도서공간은 다른 도서관과 다르게 대출 시스템이 없다. 대신 E구역에 시민 개인의 서재 느낌으로, 읽던 책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모두의책방 공간구축 도면

 

모두의학교의 도서공간은 시민들의 투표로 ‘모두의책방’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모두의책방 코어컬렉션은 시민 ‘나’와 그 일상의 터전 ‘커뮤니티’를 중심주제로 하여 올해는 ‘사람(인물), 시간(역사), 공간(지역, 도시 등)’을 세부 테마로 채워진다. 2천여권의 코어컬렉션 외에도 주변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수준 높은 잡지 등도 전시된다. 특히, 모두의책방의 도서 컬렉션은 모두의학교 시민참여 프로그램과 함께하며 매달 새롭게 채워진다.

 

책방이름 투표와 움직이는 서재

 

‘모두를 위한 시민 북큐레이터’ 프로그램은 시민들을 위해, 도서 배치 방법과 큐레이션의 방향, 공간의 역할, 운영계획 등을 회의하는 자리였다. 모두의학교 주변 지역의 다양한 독서동아리 회원 분들께서 참석해주셨다. 아주매수다, 보라매독서동아리, 주책이, 북트리, 책토닥, 수북수북 등 다양한 독서동아리가 모여서 각 독서동아리 별 다양한 의견을 말씀해 주셨다. 특히 다양한 독서동아리들은 활동을 하며 또 다른 독서동아리를 낳는 형태도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북큐레이터 행사가 열린 모두의학교 도서 공간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3월 개최된 책 포럼(책꽃이 피었습니다1)에 참여한 지역 독서운동가 변미아 선생님의 제안으로 기획된 것이란다. 시민이 제안하면 진짜하는 모두의학교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프로그램 시작은 모두의학교 김혜영 팀장의 설명과 박현규 컬러퍼플 대표의 진행으로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모두의책방은 모든 시민을 위한 공간이지만, 이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당장 모든 시민의 의견을 다 반영하긴 어렵다. 처음부터 모두보다는 서서히 모두의 의견을 듣는 노력을 꾸준히 할 거라는 방향이고, 오늘은 책을 중심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독서동아리 활동가분들과 시작하고 있었다.

 

독서동아리 중심의 북 큐레이션 행사를 제안한 변미아 선생님(여섯째 막내딸과 함께하심)

 

회의에 참석하신 분들은 ‘만약 내가 이 책방의 주인장이 된다면?’이라는 생각으로 좋은 의견들을 내주었다. 먼저 장소의 인식이 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독서동아리의 날’ 등을 개최하여 모두의책방 문턱을 낮게 만들고 책방 입주민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각 독서동아리가 모두의책방에 꾸준히 드나들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북큐레이션 회의 모습

 

프랑스의 한 서점에선 신간이 나왔을 때 직원들이 다 읽어보고 직원들의 솔직한 서평을 메모지에 적어 책에 넣어 놓는다고 한다. 그것처럼 모두의학교 모두의책방에서도 독서동아리 분들의 책 후기 등을 책 속에 넣어놓으면 합리적인 책 읽기의 단서가 될 수 있고, 독서동아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또한 대부분 ‘도서관’이라고 하면 굉장히 정적인 분위기이기 때문에, 유대인들의 도서관 분위기처럼 토요일 아침마다 토론하는 시간을 갖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정기적으로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그 책을 읽지 않아도 이야기 나누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의책방은 말 그대로 모든 시민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 독서동아리도 정보 공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북큐레이션 회의 모습

 

이 외에도 모두의학교에 오는 사람들끼리 독서동아리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던가, 팝업책 이벤트를 한다던가, 가치사전, 독서노트 등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약 2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의견이 나와서 여기에 다 글로 적을 수 없을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9월 15일에 열릴 책방 오픈 행사 세팅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고도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남아, 8월 21일에 한 번 더 회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모두의책방은 시민 참여형 책방이다. 기존의 도서관과는 다르게 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향유가 가능한 공간이다. 장서로 둘러싸인 공간이 아닌, 이용 시민의 동선과 안락함까지 고려한 곳이다. 필자는 모두의학교 위치와 조금 거리가 먼 곳에 거주하고 있어서 이런 좋은 시설이 생길 금천구와 인근 관악구 주민분들이 매우 부럽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좋은 곳을 사람들이 많이 모를까봐 걱정도 들었다. 운영방법과 시설 모두 좋은 모두의책방이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서 많은 시민들의 아지트로 사랑받기를 바란다. 모두의책방이 된 모두의학교. 모든 시민을 차별 없이 두 팔 벌려 품고, 시민들의 지적 능력을 키워주길 바란다.

 

위 행사 취재는 8월 9일에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