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시민의 선택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모두의학교 도서공간 오픈 준비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 더 특별히 하나 더 한 일은 안내 표지판 붙이기다. 표지판에는 도서공간이 기나긴 시민들과 준비작업을 마치고 가구 제작 등 오픈 준비를 하기 위해 2주간 이용이 불가하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방학이라 아침부터 모두의학교의 초등 셀럽(* 모두의학교가 위치한 동네 골목에 사는 초등학생들로 모두의학교를 가장 잘 이용하고 사랑하는 30명의 아이들) 중 한 친구가 갑자기 심각해져서 질문한다. “정말 바뀌는 거예요? 저는 아무것도 없는 지금도 좋은데…”

 

모두의책방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

 

“만화방같은 아지트도 생기고 더 좋아지니까 기대해봐. 책도 훨씬 많아지고…” 새로 바뀔 공간의 장점을 늘어놓으려다가 그만 뒀다. 그 아이 표정을 보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지난 3월부터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심사숙고하여 수렴된 새로운 도서공간 탄생이 누군가에게 불편할 수도 있을 거라는 걱정이다.

갑자기 지난 1월 모두의학교로 첫 출근 이후 이곳에서 좌충우돌 사건들이 생각난다.

 

엄마 손 잡고 온 꼬마부터, 의원님들까지 고민 후 붙여 준 한 표, 한 표

 

시즌1. ‘책과 쉼’ 공간이 내 이미지에 미친 영향은?

 

임시적이지만 멀쩡한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간판의 ‘책과 쉼’이라는 공간은 정말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도서관’, ‘서재’, ‘도서공간’, ‘사무실 옆’, ‘책과 함께하는 쉼 공간’…

여러 가지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만큼 확실한 이름을 잘 모르는 공간.

모두의학교가 만들어진 과정이 그러했듯이 이 공간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자고 결정한 이후, 3월 17일 모두의학교 첫 개강을 앞두고 고민이 되었다. 60평 정도의 이 공간을 완성할 때까지 닫아둘 것인가 뭐라도 하는 곳으로 열어 둘 것인가. 모두의학교 운영진은 뭐라도 하는 곳으로 열어두기로 했다. 그 뭐라도는 생각보다 다양했다. 페미니즘 영화와 대화하기, 청년과 어른신들이 서로의 소리에 기울이는 워크숍, 나의 일상의 오디오 드라마 전시회, 박준 시인의 북토크, 독립작가의 1일 사진전시,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식구들 전체와 함께했던 월간회의(?)를 빙자한 모두의학교 탐험하기 등…

 

여름학기 모두의책방 안쪽에서 진행된 박준 시인의 북토크

 

모두의학교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도서공간 안쪽은 무엇을 도모해도 좋은 위치이다. 동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사고(?)를 가장 많이 치는 공간이기도 했다. 옆자리 동료 보람님에 의하면 아이들 사고에 당황하여 한마디 하는 내 모습이 완전 무섭다는데, 사실 그 공간에 하나둘 규칙들이 늘 때마다 내 한숨도 깊었던 것 같다. 보람님이 애들 장난이 심할 때면 ‘너희들 무서운 선생님, 용덕님 온다’ 한다던데…. 휴~ 새로운 공간이 탄생하면 이미지 쇄신을 해야겠다. 친절한 용덕님(?) 정도면 좋겠다.

 

‘네 이름은 뭐니?

 

3월 17일, 봄 학기 개강과 함께 ‘책꽃이 피었습니다’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책과 쉼’의 임시 개관을 나는 시즌1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름 그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쉼 장소였고 몇 달에 걸친 다양한 시민중심형의 장서 컬렉션 프로그램과 문화적 감수성을 소재로 하는 프로젝트가 열리는 장소로서 역할을 충분히 했다.

‘책을 중심으로 한 공공의 거실같은 복합문화 공간’으로서 방향을 정하고, 시즌2를 준비하는 이 공간에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두의 서재’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시즌2 방향에 걸 맞는 이름으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미 서울시 유관기관의 공간 이름으로 쓰고 있단다. 아는 것도 병이다. 어떤 시민은 모두의학교니까 모두의학교에서 ‘모두의 서재’라는 이름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그냥 쓰면 안 되느냐고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이름을 제외한 다른 이름에 대한 공모와 제안을 받았다. 직원들과 시민들은 정말 다양한 이름을 제안해주었다. ‘모두의 책방’ ‘서로’, ‘다락방’, ‘지혜의 서재’, ‘시민의 서재’, ‘지식 발전소’, ‘꿈꾸는 서재’…

7월 7일 여름학기 개강파티날 예비 선발된 이름을 나열한 투표판을 놓았다. 과연 최종 결정된 이름은?

(얼마 전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프로그램에서 “국민 프로듀서님의 선택은 언제나 옳았습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그렇다면 서울시민 프로듀서님의 선택은?

 

9월 15일 정식으로 개관하는 모두의책방 조감도

 

 

시즌2. ‘모두의책방’, 모두를 부탁해~

여름학기 개강파티 참여시민들의 가장 많은 투표수를 받은 <모두의책방>이라는 어엿한 이름을 달고 9월 15일 정식개관을 하게 된다.

모두의책방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할 시즌2, 스스로에게 3가지 약속을 해 본다.

첫째, 편안하지만 전문적인 감수성을 가진 힙한 동네 책방 주인장같은 북큐레이터 되기

둘째, 모두의책방을 모두의학교의 프로그램과 시민들을 연결하는 사랑방으로 만들기

셋째, 친절한 용덕님이라는 별명받기(특히, 우리동네 초등 셀럽으로부터)

9월 15일, 시민의 의견을 차곡차곡 모아 진짜 시민의 서재로서 개관하는 <모두의책방>. 지금 나는, 새로 생기는 책방의 여러 시민 주인들을 연결하는 연결주인장(?)으로서, 시민 개인의 서재이자 연결주인장 나의 서재에 대한 설렘이 두려움보다 크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