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같던 작은 쉼표, ‘WITH캠프’

 

 

1.그냥 이렇게 놀기만 해도 돼요?

추석 연휴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이었다. 혹시나 참가자분들이 휴일 다음 날 무언가 하러 오시는 게 부담이 되서 많이 안오시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었지만, 기우였다. 개인 일정 탓에 조금 늦은 참가자분을 빼고는 모두 제 시간에 도착했고 계획한 시간에 잘 시작할 수 있었다.

다들 데면데면해서 핸드폰만 보고 있었다

 

2박 3일 동안 무엇을 할지 간단히 소개했다. 요약하자면 놀고, 쉬고, 이야기하고, 밥 먹고, 자자.

지친 청년들을 쉬게 하자는 취지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캠프 2일차 도중에 한 참가자분이 나에게 “이렇게 놀기만 해도 되는거에요…?” 라고 물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마냥 쉬고, 노는게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꼭 했던 말이 하나 있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이야기를 듣고 여러분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쉬면서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비춰진 나를 스스로 바라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참가자분들은 대부분 서로 처음 보는 상황인지라 진솔한 이야기가 바로 나오지는 못했다.

 

2.나의 고민은…

그렇게 그들은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 둘 조심스럽게 꺼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본인의 진솔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잘 맞지 않았던 회사를 퇴사하고 나서 재취업 준비를 하면서 여러 경험을 위해 참여하고 있어요.”

“여러 행동들로 제 자존감을 낮추게 하는 친구가 미울 때가 있어요.”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을 만들고 싶은데 머릿속에 생각은 가득한데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해요.”

각자 다르지만 또 같은 이야기들로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점점 가까워져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사진을 찍으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는지 궁금했고, 다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있었고 서로 공감하면서 각 팀마다 분위기가 깊어지는 느낌도 받고 있었다.

 

물론 이렇게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다

 

3.조금 가까워졌으니 놀아 봅시다!

 

 

“아니 저는 선량한 시민이라니까요! 저 분이 마피아인가보다! 저를 모함하고 있잖아요 지금!”

 

슬슬 목소리가 커지면서 웃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재밌게 플레이하는 곳에 구경꾼이 몰리기도 하고

옆 사람과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 사람(마피아) 연기 되게 잘한다.” “의사가 먼저 아웃되겠네.”

등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어울리기 시작했다.

 

 

다른 층에선 밀지 말라는 고함과 길을 잘못 들었다는 탄식들이 쏟아져 나왔다. 게임기로 레이싱게임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렇게 젠가를 하거나 조용한 곳에서 담소를 나누는 분들도 있었다. 참가자분들은 각자의 방법대로 스테이케이션을 즐기고 있었다. 그 후 일정이 종료 된 뒤 각자 숙소에서 현관 같은 곳에 모여 밤늦게까지 마피아게임을 했다고 한다.

 

 

4.절대 자는 게 아닙니다.

다음 날 유명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김도인님의 명상 강의가 진행됐다. 평소에 자주 듣는 팟캐스트여서 마치 연예인을 본 느낌이었는데 강의도 재미있게 진행하시면서도 참가자분들과 소통 또한 잘되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명상이라고 하면 가지고 있는 오해들을 풀어주시면서 구글이나 대기업, 셀럽들이 명상을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주면서 집중력을 높이고 피로를 회복하는 법, 복잡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지친 삶을 치유해줄 수 있는 명상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직접 명상을 체험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앉아서 혹은 누워서 해도 된다기에 많은 참가자들은 눕기 시작했다. 명상에서 집중력을 잃는 순간 잠에 빠진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중간에 코고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나도 잠깐 명상을 하면서 내가 졸았는지 아닌지도 구분을 못하는 묘한 상태를 겪게 되었는데, 그게 잠에 빠진 상태라는 것이었다. 조금은 민망했다. 아무튼 그 이후에 실제로 다른 곳에서 명상을 배웠던 참가자분들이 강의가 끝나고 나서 본인들이 올바르게 명상을 하고 있는지 잘 진행이 되는 건지 궁금해 했고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색다른 활동을 통해 참가자분들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5.직접 만들면서 느끼는 것들.

여러 프로그램 중 참가자분들이 제일 좋아했던 활동 두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향수 만들기와 손편지 만들기. 첫 번째 향수 만들기는 직접 각각의 베이스가 되는 향기를 맡아보는 것부터 배합을 해서 향수로 만들어보는 활동까지 진행 된 활동이었다.

 

간단한 강의를 듣고 나서 직접 향을 맡아보면서 어떤 향이 나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자신이 선호하는 베이스들을 직접 고르는 작업을 진행했고

           

직접 배합까지 하게 되었다

 

필자도 얼른 촬영을 끝내고 한 강의실에 자리를 잡아 향수를 만들었다. 예상 했던 것 보다 향이 너무 좋아서 잘 쓰고 있다. 처음 배합 후 약 1~2주 정도 숙성이 된 후 향기가 더 좋아진다고 했는데 정말로 만든 후에 향기가 더 깊어진 것이 신기했다. 아무튼 직접 해보니 너무 재미있었는데, 참가자분들도 꽤나 좋아했다. 직접 만들어보기 어려웠던 것을 만들어 본 것이라 재미가 있는 활동이었는지, 캠프 중 가장 재미있었다는 평을 들었던 활동이었다.

 

그리고 캠프 마지막 날, 아날로그 감성 회복을 위한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각자가 스스로에게 하고픈 말들이나 감성감성한 시들을 쓰면서 창작활동을 불태웠는데, 참가자분들은 예쁘게 쓰기 위한 맹연습을 시작했다.

 

 

마치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정말 진지하게 연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왔다갔다 주위를 산만하게 방해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맹연습 후 직접 엽서에 글을 쓰고, 드라이플라워를 붙여 마무리를 하는 과정을 거쳤다. 참가자분들이 스스로에게 격려를 하고,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며 토닥이는 말들로 수놓은 편지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위로 받으면서도 조금 더 그들이 이런 행복을 자주 느낄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무튼, 위로가 되었던 여러 글과 이야기들이 오고 간 여러 손편지 중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6.각자 무엇을 느꼈든.

추석 연휴가 끝나고 2박 3일 동안 많은 이야기와 생각들이 오갔던 시간이었다. 열심히 준비했던 시간을 잘 보내준 참가자분들께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또 참가자분들이 그 안에서 나눈 이야기들로 억지로 무엇인가 느끼고 변화하기를 바라지 않게 되었다. 무엇인가 느꼈다면 느낀 그대로, 혹은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은 대로 현실을 성실히 잘 보냈으니까 말이다.

 

세상은 일보 전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게으르고 안일하다며 손가락질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쉽게 나태해질 수도 있고, 경쟁이 일상인 현실에서 잠시 쉬는 것은 매우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비생산적인 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가자분의 후기에서 “힘이 들 때 잠시 멈춰서 여기까지 내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돌아보고, 여기까지 온 자신에게 감사하며 힘을 주자”는 이야기를 했다. 주어진 상황에 각자 무엇을 어떻게 느끼든 각자의 몫으로 소화해야하겠지만 나는 일보 후퇴하지 않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