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 사각지대를 재해석하다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두근두근 출근 첫날

나는 모두의학교 운영진 중 가장 늦게 합류했다. 출근 첫날 혜영님(김혜영 모두의학교팀장)이 앞으로 내가 맡게 될 업무는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알려주셨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내가 아는 수준에서 사회공헌은 김장 나눠주기, 어르신 무료급식 제공, 연탄 나르기 등이 다였다.

 

주로 몸을 쓰는(?) 업무를 하는 건가?

 

그거라면 또 내가 자신 있지! 그러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뻔한 것을 싫어하는 혜영님은 애초에 정답이 없고 우리가 만들어 가야한다고 하셨다.(출근 첫날부터 부담백배…)

 

항상 지역과 함께

모두의학교를 한번이라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눈치 챌 수 있는 사실! 모두의학교는 독산동 주택가에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그래서 찾기 어렵다 한다…) 주택들이 각 방이라면, 모두의학교는 지역의 거실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편안하게 찾아와 화장실도 찾고, 잠시 마른 목을 축이기도 하고 더위를 식히기도 하고. 그렇게 골목대장 친구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시민들의 일상적 삶을 함께 하는 모두의학교는 항상 언제라도 지역과 함께 해야 함은 당연했다.

 

소소한 사회공헌의 시작

사실 이 업무를 맡게 된다는 걸 알고부터 밤에 잠을 쉬이 이루지 못한 날이 많았다.

모두의학교는 혁신적인 배움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사회공헌 사업을 대체 어떻게 구현하지?

다른 기관에서 하는 것을 그대로 답습하면 무의미하고 모두의학교에서 하는 일은 새롭고 달라야했다. 모두의학교가 지역에 뿌리 내리고 기반을 다지는 데에는 이 사업이 매우 특별하고 중요했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으니 시간이 날 때마다 다른 기관에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나 찾아보고, 사회공헌과 관련된 논문도 찾아보곤 했다.

지금(사회공헌 활동을 마무리 짓는 시점) 생각해보면 이 사업을 풀어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서남권* 지역이 가진 특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지역에서 발견하지 못한 평생학습 사각지대를 새롭게 재해석하고 이들이 모두의학교로, 지역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우면 되는 것이었다.

(*서울을 5개 권역(도심권, 동북권, 서북권, 서남권, 동남권)으로 나누면, 모두의학교는 서남권에 속한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모두의학교에서도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사업이라 참고할 만한 사업계획서는 없었다. 담당자인 내가 느끼는 부담감은 사실 컸었다. 그럼에도 나는 어떻게든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모두의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지역의 사회공헌 활동을 만들어가고자 모두의학교에서, 어느 날은 신촌에서, 관악구청에서.. 혜영님과 함께 많은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러 다녔다. 그 결과 4개의 지역 사회공헌 대상을 발굴하였고, 대상별로 추진단을 구성하여 활동 방식을 의논하였다.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에 어느 정도 수확의 결실을 얻을 수 있었다.

그 내용을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강남골목시장을 지켜라! (강남골목시장 학습 연계 프로젝트)

구로디지털단지역 6번 출구로 나와 큰 길을 건너 모두의학교에 가려면 꼭 지나쳐야 하는 강남골목시장이 있다. 도깨비시장, 떠벌이시장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서울에 몇 개 남지 않은 친근한 동네시장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다양한 계층 중에 다른 세대보다 온라인 소통도 빠르고, 콘텐츠 소비자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청년층과 함께 하면 동네시장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그들에게도 새로운 형태의 배움이 되는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비교적 모두의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는 숭실대학교 대학생들을 섭외했다.

숭실대 학생들 40여명이 시장에 모였다. 시장에 파는 떡볶이랑 오뎅도 맛보고 상인들도 인터뷰하느라 바빠 보인다. (박카스 한 박스 사서 상인들께 하나씩 나눠주던 청년의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청년들은 시장탐험하면서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고 무엇보다 즐겁게 학습했다.

강남골목시장을 #핫플 #성지로 만들려는 대학생들의 번쩍이는 아이디어 기대 중 #곧 제안서 나옵니다 #궁금하쥬? #안알려줌

 

워킹맘의 일과 삶의 균형 찾기 (워킹맘 워라밸 프로젝트)

주위를 둘러보면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중장년 퇴직자를 위한 정책과 교육은 쏟아진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을 워킹맘은 출퇴근 전쟁에 야근, 퇴근 후 이어지는 육아로 하루하루 버티는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모두의학교 반경 300m 이내에 어린이집만 4개가 있다. 아침시간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는 골목 워킹맘과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우리는 평생학습 사각지대 대상으로 워킹맘을 발굴하고 그녀들이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작당(?)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워킹맘들이 시간을 평일 저녁에 열었다. 워킹맘은 육아와 일에 지쳐 정적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웬걸 2시간 내내 하하호호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 나누느라 #2시간이 모자라…

진행자는 평소 여성들의 자립과 예술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해온 영화감독이자 줌마네 대표인 이숙경님. 피곤에 지친 워킹맘도 빠져들게 하는 그녀의 말솜씨가 다했다.

그.러.나. 과제(각자 기록해보는 일 경험들)의 압박도 있었다. #이것만 잘 극복하면 <나를 구성해온 일들의 기록집> 탄생 예정 #커밍순

 

다문화 학부모와 한국 학부모의 멘티멘토 만들기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프로젝트)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외국인 비율이 높은 지역 1~3위는 모두 서남권 내 자치구(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가 차지한다. 실제로 모두의학교를 지나다보면 중국어로 된 안내판도 쉽게 볼 수 있고, 중국어로 안내하는 방송도 들을 수 있다. (지하철 안내방송에도 흘러나오는 중국어 치엔팡따오쫜씌 그 톤이다.) 다른 지역보다 다문화 가정이 많아 모두의학교에서 해야 하는, 해볼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문화 다양성을 실현하고 다문화 사회에서의 갈등을 해결하기 전에, 마음과 마음은 서로 통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먼저 다문화 학부모와 한국 학부모를 서로 만나게 했다. 그냥 만나서 이야기 나누기에는 어색하니깐 돌아가면서 사이좋게 한번은 잔치국수(한국음식), 토마토국수(중국음식), 수제비(한국음식), 중국만두를 함께 만들어 먹었다. 처음 만나는 자리가 어색하기도 한데, 요리를 함께 만들면서 서로의 고민도 얘기하고 자녀 교육, 시댁 등 자연스럽게 수다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내년에는 함께 모두의학교에서 정기적인 모임도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이만하면 #성공적 #로맨틱

 

한 번이라도 지구를 생각해보기 (환경감수성 증진 프로젝트)

오늘도 날씨는 초미세먼지 나쁨을 기록 중이다.

우리는 환경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찾다가 (기후변화청년모임)‘빅웨이브’와 서울 그린캠퍼스 홍보대사 대학생들과 함께 작은 습관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모두의학교와 금천구 독산 3,4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 O,X 퀴즈를 내고,

√ 라면 국물이 묻은 용기와 나무젓가락은 재활용이 가능할까요?
√ 자주 즐겨먹는 프링글스 과자 용기도 재활용이 가능할까요?

(여러분도 한번 맞춰보세요. 정답은 알려주지 않아도 다 아시죠? ^^)

1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다짐의 서약서를 받았다.

주민센터에 주민등록초본 떼러 왔다가 퀴즈에 참여한 주민들, 유모차를 끌고 와서 퀴즈를 푸는 아기엄마, 장기를 두고 있다가 갑자기 퀴즈풀기에 동참한 어르신까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주민들은 더 적극적이었다. 서약서로는 약하다며, 쓰레기 분리수거에 관한 정보를 집에 붙일 수 있게 나눠주면 어떨지 제안을 해주시기도 했다.

환경감수성 캠페인을 하고 온 날은 정말이지 뿌듯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닿아 더 이상 지구가 아프지 않기를

매일매일 모두의학교가 지향하는 새로 배움터, 서로 배움터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들과 내년에도 사회공헌활동은 #계속된다 #벌써 기대중 #소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