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정신의 맥을 잇고 나누며, 마을이 살아나다!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가회동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동네이다. 가회동에는 서울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골목길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그 안에는 차가운 아스팔트 건물이 아닌 아기자기한 한옥들이 즐비해있다. 때문에 가회동의 골목을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시간여행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는 일컫는 북촌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모여 살던 한양의 대표적인 부촌이었다. 특히 가회동은 당시 왕실과 양반가에 공예품을 제공하던 최고의 장인, 경공장(京工匠)이 모여 있는 지역으로 유명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아직도 문화재, 민속자료 등을 비롯해 전통공예 장인들의 공방이 많이 남아있다.

바로 이러한 마을이 지닌 스토리 때문일까. 이 가회동 동네배움터, 북촌열두공방협회에서는 당연지사, 전통공예의 멋과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칠기그릇 만들기, 지호공예, 규방공예, 전통목공예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조선시대 4대궁이 몰려있어요. 전 세계에서도 이런 곳은 찾을 수가 없을 거예요. 특히 북촌 일대는 전통 콘텐츠가 잘 보존되어있는 곳이에요. 특히 이 동네에는 30년 이상, 4대째 이어오고 있는 전통공예 장인들이 많이 계시죠. 북촌이 공예촌이 되면서 종로구가 한옥을 장인들에게 공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그렇게 우리 같은 장인들이 모이게 됐고, 북촌열두공방협회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죠.

저도 한지공예를 30년 정도 했어요. 10년을 해야 그제야 조금 알 것 같은 게 전통공예예요. 그저 만드는 게 좋아 시작했는데 세월이 그렇게 흘렀네요.(웃음) 이게 힘들어도 또 내가 안 하면 없어질 것 같고… 사실 사명감이 커요. 그래서 지금까지 조상의 기술을 계승해오면서, 또 지금 트렌드에 맞게 상품화도 하고 있죠.

동네배움터에서도 전통공예를 지금 시대에 맞도록 프로그램화해서 진행했어요.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물건들을 만들 수 있도록. 엄마들이 대부분 자기가 만든 물건을 소장하고 가져가는 것에 흥미를 느껴요

-심화숙 장인, 지호공예 강의

 

가회동 주민들은 동네배움터에서의 활동을 통해 단순히 무언가를 배우는 게 아닌, 자연스레 전통공예 장인정신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프로그램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주민들은 습득한 장인정신의 배움을 다시 나눔으로써, 마을은 점점 꿈틀꿈틀 정겨운 ‘동네’로 살아나고 있다.

 

 

여기 온지 10년이 됐는데, 그전에는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어릴 때 누비던 골목골목… 우리 예전 살던 동네의 풍경, 그게 살아있는 곳이에요. 어릴 적 할아버지 생신 때 동네사람들한테 아침마다 다니면서 저녁에 모이라고 말했던 게 기억나요. 그게 동네이고, 사람 사는 거지.(웃음) 예전에는 누구네 집에 뭐가 있다는 걸 서로 다 알았는데, 요즘은 옆집 사람도 모르잖아요. 두려워서 문도 안 열어주고. 그런데 동네배움터를 통해서 점점 그런 동네, 마을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무언가를 배우다보면 자연스레 밖으로 나와서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잖아요. 더불어 정보교류도 되니까 일석이조죠.(웃음) 특히, 요새 젊은 엄마들이 아이 때문에 움직이지를 못해요. 아이가 방학이 되면 같이 방학인 것처럼 집밖으로 나오지를 않죠. 세상살이가 점점 힘들어지고, 사회가 그렇다보니 아이에게 더욱 집중하게 되고… 세상이 바뀐 거죠. 그런데 이렇게 전통공예를 배우면서 지역 주민들이 화합한다는 걸 느껴요. 한 동네에 살지만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알게 되니 교육이 없을 때도 놀러 나오고. 이런 배움 활동이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닌 자체적인 동아리로 발전해 활동하면서 재능 나눔 봉사를 하더라고요. 1년에 한 번씩 마을축제가 이뤄지는데 거기에 체험프로그램으로 참여도 하고, 12월에는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전시도 했어요.

 

무엇보다 이러한 활동이 단순한 취미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게 긍정적이죠. 엄마들이 지역 내 학교에서 장인들이 진행하는 전통공예 수업에 보조강사로 참여하거나, 혹은 직접 수업을 하기도 해요. 그걸 본 아이들은 엄마를 매우 자랑스러워하고요. 이렇게 배움이 순환되면서 마을이 살아난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사실 아쉬운 건 이게 단기로는 힘들다는 거죠. 3개월 정도의 수업은 사실 전통공예의 맛만 보여주는 거니까요.(웃음) 좀 더 지속적이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요.” -심화숙 장인, 지호공예 강의

 

전통공예 장인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가회동, 동네배움터로 더욱 흥하고 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