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에 닿는 생활권 밀착 학교, 동네배움터의 제2기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동네배움터가 뭔가요?

2018년 봄, 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이 시작될 무렵 연세가 좀 있으신 듯한 한 자치구 학습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띠리리리”

“네, 안녕하세요.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최종성입니다.”

“아, 예, 안녕하세요. 저기… 평생학습관에 붙어 있는 포스터보고 연락 드렸는데요. 그…동네… 배움터라고 되어 있는데 이게 뭔가요? 지금 저도 참여할 수 있는 건가요?”

“네, 물론입니다. 지금 저희 진흥원과 자치구별로 동네배움터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동네배움터는 지역에 남는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학습공간으로 활용해서 주민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학습공동체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물론 선생님께서도 해당 자치구에 문의해 보시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아, 네… 어쨌든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배울 수 있다는 거지요?”

“네. 맞습니다.”

 

 

‘좀 쉽게 설명해 드릴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그 학습자가 말씀하셨던 것이 말 그대로 동네배움터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배울 수 있는 공간

 

<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이란 지역 내 유휴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학습공간으로 활용하여 주민 맞춤형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습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등 촘촘한 근거리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 번째는 배움을 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주민의 성장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주민의 지속적인 참여를 위한 학습공동체 활동을 지원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

 

사업적인 의미는 이러하나 주민들이 동네배움터를 받아들일 때에는 말 그대로 ‘가까운 곳에 편하게 나와서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학습자분과의 전화상담 일화를 통해 동네배움터의 의미를 되새기고, 사업을 추진하는 담당자의 입장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사업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동네배움터 사업의 성과는 무엇일까?

2017년에 이어 2018년까지 두 해 동안 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을 추진해 오면서 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의 성과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사업의 양적인 성과도 있지만, 질적인 성장 부분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먼저 자치구의 참여도를 보자면, 실제로 사업에 참여하는 자치구들도 13개에서 15개로 늘어났고, 동네배움터 운영 수도 45개에서 53개로 늘어났다. 이처럼 자치구의 참여도 높아지고, 동네배움터 운영 수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8년 사업 성과를 보자면, 15개 자치구 53개 동네배움터 설치‧지정, 주민 맞춤형 평생학습 프로그램 192개 운영, 2,580명 이수, 배움플래너 75명 배치, 주민운영조직 307명 참여, 학습공동체 활동 7,959명 참여 등이 공식적인 사업 추진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가 동네배움터의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자치구 각각의 현장에 실제로 동네배움터가 뿌리내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위와 같은 양적 성과보다는 아래와 같은 질적 성과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첫 번째로, 동 평생학습이 변화하고 있다. 동네배움터에서 진행되던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들에게 반응이 좋아 주민들의 건의로 주민센터의 정규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도 반영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동네배움터가 자연스럽게 동 평생학습의 선순환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 번째로, 동네배움터 공간이 다양해지고 있다. 주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민자치센터(주민센터)의 참여가 늘어났고, 마을활력소, 갤러리 카페, 시장 고객센터, 소극장, 마을미디어공동체 등 더욱 다양한 공간‧시설들이 동네배움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 특성들을 반영하여, 프로그램 또한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세 번째로, 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있다. 지역에 있는 아동‧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들이 동네배움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고, 문해 학습자,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의 참여도 확대되었다. 또한 평소에 평생학습 참여가 어려웠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퇴근길 동네배움터 운영도 돋보인다.

 

네 번째로, 지역과 함께하고 있다. 지역의 주민자치회(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운영조직 활동을 통해 동네배움터 운영 전반에 대한 사항을 주민들과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학습공동체 활동(동아리 활동, 재능기부, 개소식, 간담회, 성과공유회 등)을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지역 주민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다섯 번째로, 학습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다.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동네배움터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여러 가지 학습공동체 활동을 통해, 동네배움터는 ‘배울 수 있는 곳’뿐만이 아닌 ‘주민들과 소통하고 배운 것을 나눌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심화 학습을 위한 학습동아리부터, 재능기부, 성과공유회, 전시회, 공연, 주민간담회 등 여러 가지 학습공동체 활동들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비추어 볼 때, 동네배움터는 이제 양적인 확대를 넘어서서 조금 더 주민을 위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형태로 질적인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점은 향후 동네배움터 사업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2019년 동네배움터의 제2,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의 두 마리 토끼

2019년은 사업 담당자로서 감히 동네배움터의 제2기로 표현하고 싶다. 2017년의 시범사업과 2018년의 본격적 사업 운영에 이어 2019년은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해이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박원순 시장의 민선7기 공약사항 「한 걸음에 닿는 평생학습 네트워크 조성」의 일환으로 동네배움터를 확대 운영하게 됨에 따라 사업규모부터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총 사업예산은 2018년 3.5억에서 2019년 17억으로 커졌으며, 자치구 지원 금액은 3억에서 15억으로 약 5배 규모로 확대되었다. 개인적으로 광역시‧도 평생교육 분야에서 이러한 규모의 예산 확대는 아마 전례를 찾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예산 확대와 함께 동네배움터 운영 개소 수도 대폭 확대되었다. 2018년 총 53개의 동네배움터가 운영 되었는데, 2019년에는 총 100개 내외의 동네배움터를 지원할 예정이다. 연차별로 100여 개의 동네배움터를 지원하면서 총 420여개의 동네배움터를 서울시 곳곳에 지정‧운영하여 시민이 원할 때 언제든지 가까운 동네배움터에서 평생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동네배움터, ‘시스템’, ‘사람그리고 사람들에 집중하다

이와 같은 양적 확대와 함께 동시에 잡아야 할 또 한 마리의 토끼는 바로 질적 성장인데,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 ‘사람’ 그리고 ‘사람들’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먼저 ‘시스템’은 동네배움터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스템 확보를 의미한다. 현재 읍‧면‧동 평생학습센터에 대한 시스템은 법상(평생교육법 제21조의3 제1항)으로는 존재하나 그 당위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2017년 기준 25개 자치구 중 13개 자치구가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관련 조항이 명시되어 있고 나머지 자치구는 관련 조항이 없다. 즉, 법상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어, 자치단체장이 관심이 있으면 활성화되고, 관심이 없으면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여건 가운데 어떻게 ‘시스템을 갖추어 갈 것인가?’가 관건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점은 ‘지속가능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많은 정부부처가 앞 다투어 사업별 공간 확보‧개선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시점에 과연 동네배움터의 공간은 어디가 되어야 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지속가능성을 갖출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아직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지만, 동네배움터의 특성상 주민이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만 한 공간이어야 하고, 최대한 견고한 시스템 내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동네배움터를 위한 전용공간이 자치구별 평생학습관처럼 동마다 확보가 된다면 가장 좋은 그림이겠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동네배움터는 최소한 주민들에게 ‘이곳이 동네배움터 이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고, 기관‧단체나 이해관계자에 의해서 쉽게 없어지거나 바뀌는 공간이 아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도부터는 2018년에 실험적으로 운영했던 ‘주민자치 주도형’ 사업유형을 만들어, 주민자치회(주민자치위원회)나 주민자치센터(주민센터, 자치회관 등)와 연계하여 동네배움터를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한다. 주민자치센터라는 공간은 어떻게 보면 주민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딱딱한 행정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평생교육 분야에서 보면 가장 주민과 밀접하게 평생학습이 일어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 분야와 연계의 어려움, 담당 부서 및 공무원과의 협조 등 어려운 점들이 있지만, 주민자치위원회의 주민자치회로 전환 등 기회 요소를 잘 활용하여 기존의 기관‧단체와는 다른 유형으로서 동네배움터가 주민센터에 안착되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로 ‘사람’은 동네배움터를 전담 운영‧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2019년도부터는 동네배움터를 운영‧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가칭 동 평생학습 전문가)을 배치하고 운영을 위한 인건비를 지원한다. 개인적으로 평생학습은 결국에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자치구의 평생학습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자치구별로 배치되어 있는 평생교육사들의 피나는 노력 때문에 가능 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학습자 지원과 소통을 위한 온라인 시스템이나 상담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하더라도,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이 아닌 공동체 활동 지원, 지역 주민협의체와의 소통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중요한 역할은 ‘평생교육사’가 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치구의 평생교육사가 자치구 전체를 변화시켰듯이 동네배움터에 배치되는 평생교육사가 동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로 ‘사람들’은 동네배움터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학습 및 활동 과정 중에 사람들 간에 일어나는 ‘소통’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학습’이라는 활동 자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이제 학습은 ‘공부한다’는 의미를 넘어서서 서로 지식이나 경험을 나누는 활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학습공동체 활동을 강조하여 시민들이 서로 나누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또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이 동네배움터에서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1) 평생교육법 제21조의3(읍‧면‧동 평생학습센터의 운영) ① 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은 읍‧면‧동별로 주민을 대상으로 하여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담을 제공하는 평생학습센터를 설치하거나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읍‧면‧동 평생학습센터의 설치 또는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동네배움터, 일상에서 누리는 소...

2018년부터 우리원에서 ‘서울은 학교다’라는 슬로건으로 네 가지 학교를 홍보하고 있다. 이 슬로건과 함께 ‘도시 전체가 배움터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곳,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도시, 서울은 학교입니다.’라는 문구를 홍보하고 있다. ‘더 새로운 모두의학교’, ‘더 깊은 서울자유시민대학’, ‘더 가까운 동네배움터’, ‘더 유연한 청년인생설계학교’, 이 네 가지 학교 중에 동네배움터도 시민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평생학습 체제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앞서 얘기한 동네배움터의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성장을 충분히 이루어 낸다면, 시민들의 집, 회사에서 편하게 슬리퍼신고 마실가듯 드나들며 배울 수 있는 동네배움터로 시민들에게 자리 잡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근 공중파 방송에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방송의 목적과 포맷은 지역에 죽어가는 상권의 음식점들을 백종원의 컨설팅에 따라 개선하고 더 나은 음식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함께 골목 상권을 재생하자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컨설팅이 완전히 이루어지기 전이라도 인기에 힘입어 음식점 앞에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동네배움터가 지역에서 이러한 ‘골목식당’역할들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의 공동체가 죽어가고, 주민들과의 소통이 줄어드는 이 시점에, 유휴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학습공간인 동네배움터로 조성하고, 그 공간에 북새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민들이 소소하게 모여 서로 학습하고, 학습의 결과를 나누고, 또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자 이제 남은 것은 ‘백종원’급 컨설턴트를 모셔오는 것일까?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마지막으로 동네배움터를 요즘 핵인싸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신조어로 표현해보자면, ‘일상에서 누리는 소.확.평.’으로 표현하고 싶다. 줄임말을 풀어서 쓰는 순간 핵인싸가 아니므로 따로 설명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한 걸음에 닿는 동네배움터 운영 사업’이 시민들에게 더 가까운 ‘일상학교’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2019년이 그 새로운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