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학교 시간여행 in 일본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모두의책방 당직자와 시민의 밀당 지대
3살 소녀가 탐내던 ‘무시무시한 동물’ 팝업북

모두의책방 토요당직자와 3살 소녀의 밀당(?)

이제 정신을 차리자 하고 있는데, 1층에서 숨바꼭질 하던 모두의학교 초등학생 단골 민기랑 주현이가 번걸아 가며 올라온다. 사람들이 몇 명 와서 책을 보고 있으니 한두 번 왔다가 이제 올라오지 않는다. 작년에는 누가 공부하거나 책을 보고 있거나 상관없이 쿵쿵거리고 다녔었는데 많이 달라졌다. 배려를 알기 시작한 걸까? 아까부터 1시간 넘게 움직이지 않고 책을 읽는 빨간 파카의 초등학생이 기특해서 사탕 4개를 손에 쥐어 주고 이제 마음을 다 잡는다. 아~ 이제는 써야 한다. 쓰려고 하는데, 갑자기 일본학회에서 발표할 글을 작성하던 때가 떠오른다.

핑계라는 것을 알지만 일을 하며 학술적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 입사하고 정책과 홍보를 총괄하고 있을 때도 모두의학교를 총괄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틈이 나지 않았다. 주변 지인들로부터 모두의학교 사례는 글로 정리하며 일을 하면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단순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못하고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한없이 게을러지는 나다. 조만간 책임감을 먼저 부여해서라도 글을 쓰겠다고 맘먹고 있었다.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평생교육과 모두의학교 사례의 교집합 찾기

드디어 1월 25일과 26일에 있는 일본과 한국의 평생교육학회의 학술교류대회에서 발표하겠다고 이야기하고 말았다. 그때도 왜 일을 저질렀는지 후회하며 원고 마감이 다가오는 2018년 11월말에 또 벼락치기를 했다. 지정된 주제는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평생교육’이다. 모두의학교 무엇을 소재로 하여 쓸 것인가에 대해 며칠 동안 고민했다. 그 덕분에 짧은 시간동안 1년의 모두의학교 사건, 사고, 보람들을 되돌아봤다. 혼자 갑자기 울컥하기도 하고 가슴이 쓰라리기도 했다. 지나간 기억을 열심히 앞으로 돌려 감기하다보니 첫 운영을 시작한 2018년 3월 17일 시민학교 입학식의 설렘과 분주함, 모두의학교 신입직원 6명이 첫 출근하던 1월말 어느 날과 마지막 합류한 수희님의 첫 출근 2월의 어느 날이 떠올랐다. 조금 더 돌려 감기하자 2017년 치열했던 정책홍보팀 안의 모두의학교 개관을 준비했던 그 전사(?)들이 떠올랐다. 그러다 더 심하게 돌려 감기가 되어 2016년 모두의학교가 지금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의 고유사업이 되게 하였던 유난히 더웠던 6월부터 8월의 주민참여공간워크숍(이하, 주민참여워크숍)이 떠올랐다.

 

다시 기억 소환되는 2016년 모두의학교 주민참여워크숍 장면

모두의학교 시간여행의 출발점과 끝은 2016년 주민참여워크숍

결론은 마지막의 떠오른 2016년의 주민참여워크숍이었다. 주민참여워크숍이 선택된 이유는 완결된 사건이여서 이다. 2018년 모두의학교가 나와 우리의 작은 변화를 통해 나비효과처럼 사회문제해결을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려 노력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다. 학술적 글쓰기의 엄격성을 고려하자면 해결된 사안이 대상이어야 한다 생각했다. 어떠한 렌즈로 주민참여워크숍을 볼 것인가를 선택할 무렵 당시 금천구청장님의 거버넌스(협치)의 좋은 사례라는 언급이 떠올랐다.

역시 벼락치기는 위장의 수명과 눈 건강에는 좋지 않지만 초인적인 집중력을 확인하게 한다. 글은 엉덩이가 쓴다는 교훈을 토대로 거버넌스 관련 선행연구를 미친 듯이 찾아 읽던 어느 시점에 유레카를 외쳤다. 그 유레카가 Ansell and Gash(2007) 협력적 거버넌스 모형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들의 ‘출발점 상황, 제도 설계, 협력과정, 권한위임(리더십)’ 요소를 중심으로 한 협력적 거버넌스는 모두의학교 조성과정에서의 주민참여워크숍 안에서 모두 구현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들 모형 덕분에 (구)한울중학교를 모두의학교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의 지역주민과 공공 영역 간의 갈등의 원인과 해결과정을 분석하였다. 서울시와 자치구의 협치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지인으로부터 2018년도 바빴지만 2019년은 더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균 자치구 협치 관련 예산이 10억이라니……. 거버넌스의 중요성은 여전하고 앞으로는 더 그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의학교」는 조성과정에서 공공영역과 시민사회의 거버넌스 형성을 통해 갈등이 해결되었다. Rhodes(1997)에 의하면 거버넌스 구성요소 형성에 머무르지 않고 성공적인 거버넌스 형성을 이끈 사례로 볼 수 있다. ‘각 행위주체의 참여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상호협력을 통해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전형성이 보이는 사례였다. <제10차 한일학술교류대회 발표문에서 발췌>

 

제10차 한일 학술교류대회 발표회장 나미에 스퀘어 모습
*나미에 스퀘어는 한국말로 가로수광장이라는 뜻을 가짐. 후쿠오카의 복합문화시설로 2016년 신축된 최첨단 공간. 일반 공간보다 2. 5배 정도 높은 공간감과 유리벽을 통한 시각적 개방방 부여한게 특징

 

한일 학술교류대회 첫째날 한국과 일본 발표자들
발표문

 

모두의학교 조성과정의 주민참여워크숍 안에 녹아든 협력적 거버넌스

이제 한일학술교류대회 발표 장소였던 후쿠오카 나미에 스퀘어로 이동한다. 25일 첫째 날 주제발표 한국 측 첫 번째 발표자였는데, 발표 후 진짜 토론이 펼쳐졌던 곳은 당일 저녁 식당에서였다. 일본에서도 지역의 공공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주민들의 이해관계로 인한 민원 그리고 의견조율이 힘들다는 이야기, 그래서 모두의학교 사례가 의미가 있었다는 이야기, 모두의학교 현재가 궁금하다는 질문 등…….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가고시마 대학의 오구리 교수님과의 대화였다. 그녀는 거버넌스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현실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설득하며 조율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경험했고 아직도 그 과정에 있었다. 그녀는 학술발표문에 표현되지 않은 모두의학교 주민참여워크숍을 준비하고 진행했던 팀의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 상세히 질문하였다. 마지막에는 그 워크숍에 참여했던 서울시민의 시민 역량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묻기도 했다. 그녀의 시민 역량은 문해력 등 여러 가지를 포괄하는 것이었다. 대화하면서 느낀 거지만 그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울시민이 기본적으로 대학교육 수준 이상이고 민주시민 역량이 뛰어나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사실 당시 시민들은 교육수준도 다양했고 이해관계와 연령도 다양했었다. 6회차의 워크숍이 진행되는 동안 매 회차 시작 30분은 다양한 이해를 가진 지역주민이 오셔서 다소 과격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간의 과정을 설명해주기를 원하는 소동이 일어났었다.

 

민원이 아닌 시민의 요구, 그리고 단골

모두의학교 조성과정에서의 갈등은 해결되었지만 모두의학교가 정식 오픈하고 2018년에도 다양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다. 늘 어려운 일이지만 그때 경험 덕분에 민원이 아닌 시민의 요구라고 생각하려 노력한다. 순간 이 글을 쓰기 하루 전 모두의책방에서 모두의학교 책임자에게 자신의 요구를 말하겠다고 용덕님을 당황시켰던 여든이 넘으신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아 활동하는 자신과 아내를 위해 공부 말고 재미있는 것 많이 만들어달라는 말씀이셨다. 할아버지께서는 고은님이 마침 사무실에 있던 딸기를 씻어 드리니 한 접시를 모두 드시며 자신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줬다며 고맙다 하신다. 마지막 딸기를 입에 물며 친구 아들이 공부만 많이 하고 아직 결혼을 못했다고 중매를 선다고 하신 말이 떠올라 혼자 웃는다.

원장님이(팀장이라고 해도 나를 유치원 원장으로 생각하시고 말씀하시는 1시간 내내 나를 모두의학교 원장님이라고 불렀다) 일을 하느라 아직도 결혼도 못했을 것 같아. 나 같은 사람 이야기 다 들어주고
에고 어르신 어쩌죠. 제가 좋은 기회를 놓치네요. 아쉽게도 결혼해서 큰 애가 고등학생이라

그 어르신은 조만간 모두의학교 단골이 되실 거라 믿는다. 그때는 우리 모두의학교의 누구를 중매하실려 할까? 지회님? 아림님? 수진님? 용덕님? 성훈님? (본인 아니게 다섯 분께 양해도 구하지 않고 공개구혼을 하여 죄송^^;;)

심층적인 시민 요구를 듣는 프로그램 진행 자료
상시적인 시민 요구조사 버킷리스트존 카드

모두의학교는 시민들의 요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