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모두의학교, 시민 혁신가들이 모였다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문제와 대안의 균형을 맞추는 시민학교 스타트업

모처럼 깨끗한 공기로 가득했던 토요일 아침, 맑은 자연을 누리러 나가기 바쁜 시간에 모두의학교로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학교를 만드는 것을 지원하는 ‘시민학교 스타트업 지원 사업’의 한 과정인 ‘선발연수’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시민학교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3명 이상으로 구성되었으며, 1년 이상 운영된 평생학습, 스터디 모임을 학교의 형태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을 위해, 사업설명회에 참석 후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팀에 한하여, 원데이 워크숍 형태의 선발연수를 진행한다. 올 상반기에는 14개 팀이 참여했다.

이 사업을 담당하면서 매번 느끼는 부분은, 시민들의 자발성, 소속된 사회(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상당히 높고, 이러한 결심들이 대부분 실천(행동)으로 이어져 한국 사회의 보이지 않는 동력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혁신의 부재로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가정했을 때, 비판에 그치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비판의 대상이 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은 10명도 되지 않고, 비판과 행동에 더하여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1명 혹은 전혀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생각해봤을 때, 적어도 40명이 넘는 시민 혁신가들이 모두의학교에 모였다는 것은, 그만큼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며 지원해야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의식하게 해준다.

선발연수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긴 시간동안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진행되었음에도, 대부분의 팀들이 시간이 갈수록 지치기보다 열기를 더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팀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 더하고 싶은 가치가 너무 많아서 씨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게 왜 내 문제야? 그 문제가 나랑 무슨 상관이야?” 라고 말하며 얼마든지 무관심할 수 있는 문제도 내 문제처럼 느끼며 해결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며, 세상은 이런 분들의 한 걸음 덕분에 문제(무관심)와 대안(관심) 사이의 균형을 맞추며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마다 인식하고 있는 문제, 더하고 싶은 가치, 문제 또는 가치의 당사자, 변화를 위한 조건과 활동 설정 등이 담긴 연수 결과물을 다른 팀과 공유하는 시간을 끝으로 연수는 마무리되었다. 서로가 인식하고 있는 문제, 꿈꾸는 가치들이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소중하고 필요한 것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실행가능성, 구체성이 조금 더 높은 팀들을 선발해야하는 상황으로 인해 모든 팀을 선발할 수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선발된 팀이든, 선발되지 못한 팀이든 이미 자발적 학습과 스터디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은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오늘의 치열했던 고민이 기존의 자발성, 책임감에 더해진다면, 언제 어디서든 스스로 우리 사회의 작은 학교로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학교를 지원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탁월함을 계속해서 키워나가야겠다.

 

작지만 밀도 있는 건강한 커뮤니티

3월 봄학기가 시작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이메일, 전화 문의를 받았다. 모두의학교와 관련된 다양한 문의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커뮤니티 지원 사업에 대한 문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받은 편지함에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이메일이었는데, 그 모습은 마치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해리 포터에게 새 학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고자 엄청난 양의 편지를 버논 더즐리 가족의 집에 보낸 모습과도 같았다(버논 더즐리와 달리, 나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메일을 받았다).

팀별로 제출한 서류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며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작지만 밀도 있는 건강한 커뮤니티가 우리 주변에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한국 사회가 계속해서 파편화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사회가 빠르게 흘러가는 만큼, 갈수록 복잡, 다양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해야 하는 순간에 놓이게 되고, 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선행 사례를 충분히 검토해볼 기회도 없이 개인 차원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끔 만든다. 커뮤니티 지원 사업에 참가 신청한 팀들 대부분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르지 않고, 개인들의 내적 동기(나의 관심 또는 내가 겪는 어려움)를 우선(기초) 순위에 둔 상태에서, 혼자서 시작하거나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 생겼을 때, 커뮤니티라는 공동체를 통해 함께 추진, 해결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모든 커뮤니티에 참가하여 구성원들의 든든한 기댈 곳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이번에 참가 신청한 커뮤니티들은 이후 시민학교로 연계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공공성과 사회적 가치 또한 함께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질적, 양적으로 모두 우수한 커뮤니티들이 참여한 관계로, 기본적인 자료를 준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정말 좋은 커뮤니티들이 함께하길 희망한 만큼, 한 팀 한 팀 신중하게 심사를 진행하며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그 결과 심사는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11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심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엄청난 피로감에 시달리셨지만, 모두가 박수를 치며 기쁘게 마무리할 만큼 보람 있는 심사가 진행되었다. 이렇게 선발된 자유주제형 커뮤니티 11팀과 공공주제형 커뮤니티 5팀이 앞으로 써내려갈 이야기, 축적해나갈 사회적 자본(신뢰), 이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