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달려온 히터 박사, 김재수 장인의 일과 학습

세운상가에서는 ‘히터’하면 나로 통해요

김재수 장인의 작업실은 일반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장인의 공간’의 선입견을 깬다. 가지런히 정리된 서류 더미가 책상위에 놓여있고,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책장에는 두꺼운 양장본의 책들이 가지런히 잘 갖춰져 있다. 장인은 잘 다림질이 된 정장 자켓을 입고 우리를 맞이했다. 그러다가도 인터뷰 말미에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얼른 회사 마크가 인쇄된 점퍼로 갈아입을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학위는 없지만 히터박사!”김재수 장인의 명함에는 이런 멘트가 크게 적혀있다. 히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는 장인의 자신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처음에는 창피했던 일, “사장님이 만지던 돈 봉투보고 혹 했죠”

경력 30년의 장인이지만, 그가 이 일을 처음부터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젊은 시절의 김재수 장인은, 열악했던 근무환경 속에서 일하고 남들이 보기에 번듯하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해 큰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매장에서 근무할 때 뭐 겨울에 난방도 안 되어 있지, 악조건이었어요. 그리고 10대니까 화물 같은 거 발송하고 그러면 창피한 거야. 아는 사람 만나고 그러면은…”

그러나 그가 이 일을 마음먹고 시작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는 이 업계에 대한 비전을 가지게 되면서부터였다. 특히 그는 이 일에서 얼마만큼의 수입이 창출되는지를 알게 된 이후부터 이 일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당시에 내가 비전을 본거지. 히터를 하나 판매하면, 한 사람 봉급이 나오는 거야. 히터 하나에. 그러면서 열심히 한 거죠.”


“사장님이 되는 게 꿈” 서른 다섯살에 시작한 꿈의 여정

김재수 장인은 어렸을 적부터 이루고자 하는 꿈 세 가지를 방에다 붙여놓았다고 했다.
“결혼은 몇 살 때 한다, 집은 언제 장만한다, 사업을 해서 사장님이 된다. 그 때 일기장은 아직도 안 버리고 있어요.”

장인은 작은 히터 회사를 첫 직장으로 15년간 일을 했지만, 늘 마음속에는 자기 사업체를 스스로 차리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IMF가 터지면서 다니던 회사가 상황이 안 좋아지자, ‘지금이 기회다’라는 심정으로 첫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남들은 힘들 때 왜 시작 하냐 그러는데, 나는 차라리 늘 생각하던 게 있으니까 이때 하는 게 낫겠다. 그리고 그때는 서른다섯 정도니까 젊음으로 시작하게 된 거죠. 저는 꿈이 있었으니까. 학교 다닐 때 꿈이 뭐냐 하면서 꿈같은 거 적고 그랬잖아요. 그니까 뭐 과학자가 된다, 무슨 뭐 군 장성이 된다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나는 사업가, 그니까 사장이 되는 게 꿈이 있었죠.”

 

“전천후에요. 구매, 생산 다 해봤으니…”

장인은 경력 초기 히터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샅샅이 배웠다고 한다.
“다 했어요. 경리 일은 기본이고, 회계, 자재 구매, 영업, 생산… 그러니까 다 하는 거지 뭐.”
이 과정을 15년 동안 거쳤다. 특히 장인은 영업도 해보고 사무실에서 접견도 하면서 이 산업군이 돌아가는 생리를 직접 몸으로 체득한 경우였다.

“영업할 때는, 직접 현장에 납품도 가보고, 현장에 기술자들한테도 가보고… 내근할 때는 외부에서 구매하러 오는 분들하고 상담도 해주고. 학교, 그 때 당시에는 학교에서 많이 왔어요, 연구하기 위해서. 그러면 뭐 대학원생, 박사과정도 있고 석사과정도 있고. 그런 분들도 그럼 거기에 히터를 써야 되는데 그 사람들이 어떻게 써야 될지를 모르는 거예요. 자기는 필요한 게 이게 있는데, 상담을 해주는 거지. 그래서 이제 그 분들한테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 그랬지.”

 

책장에 가지런히 꼽혀있는 책들, 이론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아

김재수 장인의 작업실 한편에는 사무실로 꾸며진 작은 방이 있다. 그곳에는 기술 장인에 대한 선입견을 깨듯 두꺼운 양장본의 서적이 꼽혀있는 넓은 책장이 있다. 장인은 자신이 몸으로 직접 익힌 기술을 이론으로 배우며 익히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제가 기술 배운 거는 배운 거고, 이제 이론적인 게 부족하니까… 실제로 경영학에 대해서 제가 이제 공부를 했죠.”

그는 얼마 전 일을 하면서 대학의 평생교육원에서 학사학위를 마치기도 했다. 그의 학업은 단순히 기술 쪽에 머물지 않았다. 사업을 보다 탄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 창업, 경영, 재무, 마케팅과 같은 것들도 공부하게 되었다. 장인은 요즘 시대 산업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오프라인 판매를 넘어 온라인에서도 히터를 판매하려고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