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배움터에서 만난 ‘위대한 영향력’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

 

그중 구로3동을 거점으로 하는 4권역(가리봉동, 구로3·4동)
구路 동네배움터는 구로3동 자치회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6월부터 ▲쉽게 배워보는 내 집 마련 경매 ▲신기술 체험, 3D 펜 ▲다문화 한글교실 ▲영롱한 레진 아트 ▲날로 먹는 중국어, 이보다 쉬울 수 없다 ▲FUN FUN 스마트폰 세상 등 무려 6개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문을 열어 활발히 운영 중이다. 구로 3동은 올해 처음 동네배움터를 추진했는데, 참여율과 호응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4권역 구路 동네배움터의 임희진 배움플래너는 “이럴 줄 알았다”며, 이미 이를 예상했다고 한다.

집이 바로 이 앞이에요. 그래서 동네 분위기를 잘 알죠. 어르신들이 많은 편인데 활동적인 분들이 많으세요. 저도 이 자치회관에서 오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들었는데, 어르신들과 젊은 엄마들 등 참여자 연령대가 폭넓고 참여율도 높더라고요. 그래서 동네배움터가 생기면 참 좋겠다 생각했죠. 처음 여기에 이사 와서 구청, 주민센터 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쭉 봤어요. 자치회관은 실버프로그램 혹은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보다는 보편적으로 할 수 있는 요가나 줄넘기 같은 운동교실 위주더라고요. 사실 이런 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동네배움터는 쉽게 접하기 힘든 특색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했으면 바랐고, 실제로 그런 주제들이 속속 들어가 있어요. 동네배움터는 일단 물리적으로 거리가 가깝다는 게 큰 장점이에요. 그게 마음으로도 가깝게 느껴지게 하거든요.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어딘가를 뚫고 가는 건 쉽지 않아요. 다만 아쉬운 건,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금보다 긴 호흡으로 갔으면 한다는 거예요. 최소 1년을 예상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신기술 체험, 3D 펜’ 수업은 임희진 플래너에게도 생소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그가 더욱 놀랐던 건 강의가 시작한 첫날 맞이한 수강생들의 상당수가 60~70대 어르신들이었다는 거다. 공예의 경우 젊은 층 혹은 40~50대 주부층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첫날 강의를 준비하고 있는데 20분 정도를 일찍 오시더라고요. 강의실 문을 여시면서 ‘나도 할 수 있을랑가 몰라~’, 하시길래 ‘그럼요, 하실 수 있어요!’라고 답했죠.(웃음) 알고 보니 어르신들이 저희보다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많으시더라고요. 프로그램을 들으러 다른 동네에도 가시고, 서로 거기에는 뭐가 있다, 이런 정보도 교환하세요. 3D 펜 수업을 하시면서 여기에 켈리그라피를 적용하면 좋겠다, 이러시더라니까요. 어르신들이 그런 말씀을 하세요. ‘여기에 와야 누구랑 이야기도 하고, 이런 관계가 유지가 돼. 여기서 하루 놀다 가는 거야.’ 전 이것도 다른 방법의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보통은 이렇게 연세가 있으신 분들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많이 했었어요. 처음엔 펜 자체를 신기해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잘 따라올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세요. 굉장히 열정적이셔서 집에서 해보고 싶은 걸 그려오는 분도 계시고, 준비를 철저하게 잘해오세요. 정말 나이는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아이들은 무언가를 알려준다기보다 커버하는 느낌이 강한데 이분들은 오히려 저에게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대단하다며 칭찬도 많이 해주세요.(웃음) 그래서 기분이 좋고 참 흐뭇해요. 만든 걸 주변에 선물로 주신다고 첫 시간에는 그냥 오셨다가 두 번째 시간부터 완성물이 안 부러지도록 상자를 챙겨 오시기도 하고요. 정말로 수업을 즐겁게 들으시는 거 같아서 뿌듯해요.(정해영 ‘신기술 체험, 3D 펜’ 강사)

 

이렇게 참여자들이 열띤 호응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임희진 플래너의 노력이 있다. 실제 그는 참여자들의 동기부여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 이를 위해서 끊임없이 안내하며 소통한다. 인터뷰를 하며 그가 얼마나 이 일을 열정적으로, 그리고 행복하게 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 이면에는 임희진 플래너가 동네배움터 출신(?!)이라는 사실이 있었다.

 

작년에 동네배움터 천연비누 만들기 과정을 들었어요. 배움플래너 선생님 덕분에 단합이 잘 돼서 끝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수업이 진행됐죠. 수업이 끝난 후에도 마음 맞는 8명이 학습동아리를 운영했어요. 제가 보기에 배움플래너의 도움이 컸고, 그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죠. 수업을 한 번이라도 빠지게 되면 다시 나오게 되는 동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때 누군가가 한 번이라도 챙겨주면서 도와주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정말 크더라고요. 이를 계기로 제가 이렇게 배움플래너 활동을 하게 되었고, 동네배움터 수강생을 해보았기 때문에 플래너로서도 안내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혹시 아나요, 저처럼 또 수강생들이 좋은 영향을 받아서 다른 학습동아리를 도우는 플래너가 될 수도 있잖아요.(웃음)

 

임희진 플래너의 말을 들으며, 『존 맥스웰의 위대한 영향력』이 떠올랐다. 배움의 즐거움이 만들어 낸 위대한 실천! 앞으로 동네배움터에서 이러한 선순환이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