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경험: 다시 돌아가는 모터소리의 쾌감, 박희진 장인의 일과 학습

모터가 딱해서 돌아가잖아? 그럼 재미있어. 아주 재미있어

 

박희진 기술장인은 모터 수리전문가로 불린다. 서울과 지방 등 전국에서 모터수리를 맡기러 그에게 찾아온다. 예지동의 좁은 골몰에서 모터장인의 작업장을 찾을 수 있었다.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찾아오는 손님들로 인해 인터뷰를 중간 중간 끊어야 했다. 지방에서 올라 온 어떤 중년신사는 한손에 메모지를 들고 물어 물어 겨우 찾아왔다고 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예지동 박희진이 한테 가라고 하더라구…”중년신사의 이 한마디가 박희진 기술장인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박희진 기술장인은 바쁜 와중에도 웃는 모습을 잃지 않고 인자한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일을 통한 재미.
“예, 재미있어요. 엄청 재미있어”

충북 영동이 고향인 장인은 60년대 전자계통이 앞으로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정보와 준비를 통해 서울로 상경하였다고 한다. 1969년 2월 상경하여 시작한 모터일은 장인의 평생 업이자 삶이 되었다. 장인은 66세가 된 지금도 이일이 엄청 재미있다고 이야기한다.

“예, 재미있어요. 엄청 재미있어. 다른 사람들은 다들 힘들다고 그래. 일하기 힘들지 않으냐고 맨날 물어보는데, 난 참 재미있어. 만족해.”
장인이 일이 엄청 재밌다고 하는 이유는 일을 통한 물질적 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내재적 보상 바로 일 자체의 희열이었다.

“이런 거 하는 게. 나는 나이 먹고도 일을 한다는 게. 일을 하면은 성취감이 있어. 엄청. (모터) 딱 돌아가고. 모터 딱해서 돌아가잖아? 그럼 재미있어. 아주 재미있어. 안 돌아가면 물론 짜증날 때도 있는데, 잘 해서 딱 되면 기분이 참 좋아”

모터수리시 발생 할 수 있는 문제는 수 백가지라고 이야기한다. 문제에 봉착할 때 마다 장인은 집에서도 생각하고 책도 보고 하다보면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올라 해결될 때가 많다고 한다. 그때의 희열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일을 통한 보람.
“꼭 대전에서 여기까지 오세요…85세가 되고 그래도”

또한 장인은 고객을 통해서도 보람과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예전에 할머니신데. 오래 다니셨어. 꼭 대전에서 여기까지 오세요. 그런데 이제 자기가 나이가 먹고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뭐도 잘 못하니까 며느리를 데리고 다니셔. 가전제품 이런거는 며느리 데리고 다니면서, 또 손자도 데리고 다니면서… 그런게, 그런게 굉장히 좋은 것 같애. 대대로 이렇게 소개 해주고, 계속 데리고 다니는게”

장인은 이러한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을 80세가 넘도록 계속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젊은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이거 저거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으니 한 가지를 끝까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 가지, 앞으로 괜찮은 직업이다 생각하면은 끝까지 해서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고, 한 가지를 열심히 해서……이랬다 저랬다 하면 죽도 밥도 안돼. 그것도 못 버텨내면. 조금했다 때려치고, 또 때려치고. 그러면 안돼. 한 가지 끝까지 해야 해.”

 

정상경험 : 일을 통한 재미와 보람

아브라함 매슬로(2012)는 개인이 황홀함, 경이로움 같은 신비한 체험을 하는 최고조의 순간을 ‘절정 경험(peak experience)’이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그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잊지 못하고 그것을 다시 재현하려고 노력하며, 개인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브라함 매슬로의 절정경험이 욕구단계의 끝에서 실현되는 반해, 연세대학교 장원섭 교수는 장인들의 지속적인 배움과 성장의 원동력을 정상경험으로 보았다. 이는 욕구단계의 끝이 아닌 선순환 관계로 내적 성취감과 사회적 인정에 대한 희열이 더욱 배우고 성장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함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