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답이 있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뜨거운 공기가 온몸을 휘감는 후덥지근한 아침이었다. 그럼에도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자유시민대학 본부로 향하는 이들이 있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제2대 원장’ 취임식이 있었기 때문! 직전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신임 원장에 대한 궁금증은 직원들 사이에서 “네티즌 수사대에 의뢰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대단했다.

2019년 7월 5일 오전 9시,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무더위가 무심하게 각 잡힌 정장 재킷에 넥타이까지 차려입은 신사 한 분이 뚜벅뚜벅 시민홀로 걸어 들어왔다. 김주명 신임 원장이었다. 그 순간 <다들> 편집자는 생각했다. ‘이달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외칠 대상은 바로 저 분이다!’

그리고 며칠 후, 편집장과 정식으로 인터뷰를 제안하러 갔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난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란 말과 함께…. 평소 거만한 사람을 질색해온 편집진으로선 너무나 매력적인 이유였다. 이에 본원과 시민대학, 모두의학교에서 정예의 인터뷰 요원들을 한 명씩 차출했고, 7월 29일 오후 3시 원장실을 또 다시 노크했다. 우리가 원래 좀 진상이다.

 

평생교육진흥원? 젊고 잠재력 있는 조직!

홍슬비(경영지원팀 주임) : 취임하신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그전에는 진흥원을 어떻게 알고 계셨나요? 취임식에서 직원들 한 분 한 분과 악수를 하셨잖아요. 그때 저희 첫인상이 어땠는지도 궁금해요.

김주명(원장)서울시 출연기관들 중에는 좀 늦게 출발한 신생 조직이지만, 직원들도 젊고 작지만 알차게 사업들을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었어요. 역사는 짧지만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흔히 얘기하는 ‘블루오션’이죠.

지금은 어떤 조직이든 시대 변화에 맞춰 기존 업무를 축소하거나 변형해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근데 ‘평생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광받는 분야니까 진흥원이 우리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하다고 봤어요. 앞으로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하게 될 거예요.

 

직원들도 30대가 주축이니 굉장히 젊은 조직이죠. 교육학 전공자가 많아서인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가족적’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배려심이 많은 분들 같아요. 굉장히 좋은 인상을 갖고 있어요. 이분들이 일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면 좋은 사업들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이아림(모두의학교팀 주임) : 취임 직후 부서별 업무 보고가 있었잖아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아서 놀라진 않으셨나요? (웃음)

김주명 : 사실 일반인이 보기에 평생교육은 ‘문해교육’처럼 제도 교육에서 소외됐던 분들이 뒤늦게라도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죠. 우리가 하는 일이 ‘독학사’나 ‘검정고시’를 지원해준다거나 은퇴 후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분들에게 취미나 여가 생활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그런데 우리 사업들은 작지만 새로운 평생교육의 모범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자유시민대학은 시민들에게 인문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강좌뿐만 아니라 ‘디지털 시민교육’ 등 점점 영역을 넓히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춰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모두의학교는 서울시 전체로 보면 작은 학교이지만, 서울시 전역으로, 나아가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불씨라고 봤어요. 2017년 10월 개관 후 정식 운영은 1년 반밖에 안됐지만, 언론의 관심도 크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굉장히 주목하는 사업 모델이죠. 비록 작은 불씨이지만 큰 확산력을 갖고 있고, 작지만 혁신적인 사업들을 통해서 평생교육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의 역사엔 사회의 역사가 담겨있어

윤은진(시민대학운영팀 주임) : 시민대학과 모두의학교를 처음 방문하셨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평생교육 현장에서 만나고 싶은 특별한 시민의 모습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김주명 : 시민대학은 얼마 전 명예시민학위제 관련 공청회에 참여한 것 말고는 아직 시민들과 직접 접촉할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앞으로 자주 가보려고 하는데, 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걸 느꼈어요.

모두의학교는 아주 어린아이들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 한 공간에서 어울리면서 본인들이 원하는 걸 배우고 나누고 있었어요. 굉장히 활기차고 전망 있는 사업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이아림 : 저는 올해 초 본원에서 모두의학교로 발령 나 그쪽에서 근무한 지 6개월 정도 됐거든요. 그전까지는 주로 자치구와 관련 기관들에 계신 공무원이나 평생교육사들과 주로 업무를 같이 했는데, 모두의학교에 가면서 학습자들을 처음 직접적으로 만나게 된 거예요. 저 역시 어린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삶을 공유하면서 배움을 실천하는 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모두의학교가 나를 새롭게 배우는 ‘새로배움’과 평등한 관계에서 함께 해우는 ‘서로배움’을 실천하는 시민학교잖아요.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두의학교에서 해보고 싶은 활동이나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버킷리스트도 한 장 써주세요! (웃음)

김주명 : ‘부모님 자서전 써드리기’ 같은 걸 해보고 싶어요. 우리 윗세대들의 삶에는 근현대사가 녹아 있어요. 거창하게 말하면 전기(傳記)인데, 개인사 속에서 가족사와 사회의 역사가 나오거든요. 우리 부모님들은 다 그런 부분을 갖고 계세요.

또, 어릴 때부터 찍어온 아날로그 사진첩들 있잖아요. 그걸 영상으로 잘 편집하면 한 가족의 역사가 나오는데, 그런 걸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미 그런 걸 하고 있는 곳들도 있죠. 저도 어머님을 위해서 한번 해봤는데,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가족애가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모두의학교에서 중학생들이 ‘주인공학교’를 통해 자기 이야기로 그림책을 만들었듯이 어르신들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그림책으로 만들어도 굉장히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자존감을 찾고 삶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겠죠?

 

인생 슬로건은 ‘처음처럼’

홍슬비 : 말씀을 듣다보니 제 인생의 가장 큰 스승은 부모님 같은데, 혹시 원장님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스승이 계시다면 어떤 분인가요?

김주명 : 적어도 성장기에는 부모님이었던 것 같아요. 일생을 두고 한 분을 사사하진 않아서 특정한 분을 꼽을 순 없지만, 중요한 시기마다 ‘이 분이 내게 정말 중요한 스승이었구나’ 느끼게 된 분들은 계시죠. 대학 선배도 스승이었고, 사회 나와 처음 만난 직장 선배도 스승이었던 것 같아요. 삶의 전환기마다 스승이 되는 분들이 계신 것 같네요. 꼭 연배가 있고 교편을 잡는 선생님들만 스승이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서 롤 모델이 되는 분들이 있었어요. 저도 여러분의 롤 모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고, 또 우리 안에서 평생교육계에 계신 다른 분들에게 롤 모델이 되는 분들이 나오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평생교육 아닌가 싶네요. (웃음)

 

윤은진 : 시민대학에는 ‘함께하는 지성’이라는 슬로건이 있는데요. 혹시 원장님의 인생 슬로건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해요.

김주명 : 슬로건이랄 것 까진 없는데… ‘처음처럼?’ 많은 직업을 갖진 않았지만, 기자를 시작했을 때 가졌던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썼어요. 왜 기자가 되었는지. 한곳에서 5년, 10년을 있다 보면 초심을 잃는 경우가 많잖아요.

서울시에 처음 왔을 때 정무직 공무원에 대한 여러 가지 시선들이 있었어요. 9급이나 7급으로 시작하는 분들에 비하면 직급이 꽤 높았거든요. 함께 일하는 분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다짐했던 게 있었어요.

평생교육진흥원장으로서도 마찬가지예요. 첫날에도 얘기했지만, 여기에는 많은 평생교육 전문가들이 계세요. 나이가 어리더라도 저보다 전문가들인데, 이분들이 자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일하다 보면 원장으로서 권위를 내세운다거나 본인도 모르게 자리에 적응해 잘못 행동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지 않도록 초심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처음처럼? 단순하긴 하지만 어떤 자리에 갈 때마다 항상 되새기는 문구예요.

 

‘내 일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홍슬비 : 진흥원 오신 첫날 서울시에 계실 때 곤경에 처했던 서울시립대 학생을 구제한 일화를 들려주셨잖아요. <다들> 독자들에게도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주명 : 기자를 할 때도 공무원을 할 때도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을 주거나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참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둘 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평생교육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내가 하는 일로써 시민 누군가의 삶이 바뀔 수 있다면?’ 그런 생각과 경험이 정말 중요해요. 서울시 비서실장은 다양한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인데, 많은 일들 중에서 특히 어떤 한 사람의 삶에 큰 도움을 준 게 기억에 남아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학생이 기회균등전형을 통해 서울시립대에 합격했는데, 그 전형은 졸업 때까지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둬야 하거든요. 그런데 기숙사 신청에서 떨어져서 서울에 자취방을 얻고 전세권 설정을 위해 졸업 전 주민등록을 옮긴 거예요. 그러면 합격이 취소된다는 걸 몰랐던 거죠.

시립대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합격을 취소했는데, 사실 이 규정의 취지는 대도시 학생들이 농어촌에 위장 전입해서 입학하려는 걸 막기 위한 조치였거든요. 그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농어촌에서 자라 어렵게 대학에 합격했는데, 취지와 다른 피해를 입게 된 거죠. 전후 사정을 감안하면 당연히 합격을 취소하면 안 된다고 봤고, 줄기차게 시립대에 요구해서 합격 취소를 다시 취소시킨 일이 있었어요. 내 일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좋은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걸 경험한 거죠.

우리 직원들도 각자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시민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면 좋겠어요. 그러면 기계적으로 규정을 만든다거나 사무를 처리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우리의 일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 지냈으면 해요.

이아림 : 저는 대학 때 교직이수를 하면서 평생교육을 처음 접했는데, 너무 이상적인 것 같지만 개인이 성장하면서 사회가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학습자들이 배움을 통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것도 참 좋았고, 여기서 그것들을 내가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끼면서 일하고 있어요. 혹시 원장님께서는 평생교육과 관련해 어떤 목표가 있으신가요?

김주명 : 평생교육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어요. 고령사회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두가 평생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제 평생교육을 통하지 않으면 급격히 바뀌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죠. 평생교육은 시대적 요청이기도 해요.

제도 교육을 두고 흔히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선생님이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라고 말하죠. 제도 교육이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야기예요. 지금 초등학교 들어간 애들이 취업할 때쯤이면 대부분의 직업이 사라진다는데, 그렇다면 이 애들은 사라질 직업에 대한 직무를 배우고 있는 거잖아요. 평생교육이 시대에 맞는 교육을 담당해야 해요. 실제로 지금 시민들 사이엔 이런 요구들이 많아요. 계속해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 큰돈을 내면서 배우고들 있어요. 이런 면에서 우리가 공적 영역에서 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일단 시민들의 요구를 잘 파악해야겠죠.

저는 아림 씨를 비롯해서 우리 직원들 모두가 평생교육을 선택했던 이유, 그리고 꿈을 계속 키워나갔으면 좋겠어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진흥원이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또 뭐가 있는지 같이 고민해 봤으면 해요. 또 각자의 꿈을 키우고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예산이나 행정적 지원이 막힘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매일 커피 내리는 원장님

홍슬비 : 원장님 오신 후로 아침마다 사무실에서 그라인더 소리가 들리고 커피 향이 나요. 커피를 좋아하시는 것 같은데… (웃음)

김주명 : 대부분 직장인들, 특히 여성분들은 컵을 들고 다녀요. 저렴한 밥을 먹더라도 커피는 비싼 걸 드시는 분들도 많죠. 커피라는 게 취향이기도 하지만 문화이기도 해요. 직원들이 경제적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매일 커피를 내리고 있어요. (웃음)

이아림 : 모두의학교에도 커피머신을 설치해 주셔서 아침마다 잘 마시고 있어요. (웃음)

김주명 : 커피뿐만 아니라 차도 권하고 싶어요. 커피든 차든 사람들이 마주 앉아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잖아요. 대화의 매개체라고 할 수 있죠.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자 학생이라는 말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면 조직도 훨씬 부드러워지지 않을까요?

요즘은 제 연배가 30대에게 배워야 할 게 더 많아요. 예전에는 많은 일들을 거치면서 쌓아온 선배들의 연륜 속에서 후배들이 배울 만한 게 반드시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연륜보다 새로운 기술이 더 중요한 시기가 됐죠.

저는 사실 컴퓨터를 배우면서 자란 세대도 아니고, SNS도 잘 안 하거든요. 요즘은 세대별로 기술 발전에 대한 갭이 커서 시니어가 주니어에게 배워야 할 시기가 온 거예요.

처음 기사 쓸 때 원고지처럼 생긴 ‘기사지’라는 게 있었어요. 어떨 땐 외부에서 전화로 기사를 불러주면 누군가 받아 적기도 했죠. 불과 30년 사이에 아주 많은 변화를 거쳐 왔어요. 통신기기도 삐삐에서 시작해 핸드폰도 처음엔 아주 크고 무거웠는데,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모든 게 확 바뀌었잖아요. 이게 다 불과 한 세대 안에서 일어난 일이에요.

여러분도 마찬가지예요. 10년 뒤 후배들이 왔을 때, 그들이 여러분을 보고 ‘어떻게 이런 식으로 업무를 했지?’ 생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쉼 없이 배우지 않으면 빠른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어요.

 

윤은진 : 쉬실 땐 보통 뭘 하시나요?

김주명 : 가족들하고 시간 많이 보내려고 해요. 여행도 좋아하고 등산도 좋아하지만 그렇게 자주 하진 않는 것 같아요.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요. 제 나이쯤 되면 사회적 관계가 많이 쌓여서 평일엔 보통 지인들 만나는 일이 많거든요. 대신 휴일엔 가족들과 가까운 데 가보려고 하는데, 특히 서울에 재밌는 곳들이 많이 생겼어요. 요즘은 어딜 가도 박물관, 미술관, 공원이 많잖아요. 그런 곳들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해요. 딸들은 다 커서 같이 잘 안 다니려고 하니까 부인이랑 많이 다니죠. 아, 저는 성인지 교육을 따로 안 받아도 될 정도의 분위기에서 삽니다. (웃음)

직원들은 쉬는 날 주로 뭘 하시나요?

 

홍슬비 : 저는 사실 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요. 쉴 때도 무기력할 때가 많거든요.

김주명 : 그럴 수 있어요. 그래서 한 달에 하루만큼은 직원들이 스스로 하고 싶은 거 하는 날, 역량 개발하는 날로 만들어 보려고 해요. 해피스터디데이(Happy Study Day)랄까? 그날 하루만큼은 업무 때문에 못했던 일들, 공부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그게 지금 같은 매너리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우리가 서로 다른 일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한자리에서 오래 업무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거든요. 슬비 씨는 모두의학교도 한번 가보시고 서울자유시민대학 업무도 해보면 어떨까요? 어떤 직원이든 시민들과 접촉하는 경험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또 업무 외적으로도 좋은 취미 생활이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죠.

 

이아림 : 끝으로 <다들> 편집진이 요구한 질문인데요,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웃음)

김주명 : 진흥원 사무실에 딱 들어서면 신영복 선생의 글귀가 보여요. “평생학습은 먼 길을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독자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하면서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독자들의 애정과 관심, 때로는 질책도 필요합니다. (웃음)

 

인터뷰어

 

홍슬비, 이아림, 윤은진. 초보 인터뷰어들이라, 또 하나같이 수줍음 많은 이들이라 이따금씩 정적과 어색한 웃음소리를 함께 견뎌내야 했지만 세 사람 모두 네티즌 수사대 못지않은 각오로 인터뷰에 임했다. 어쩌면 ‘독자들’을 핑계로 우리가 신임 원장을 좀 더 빨리, 깊이 알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고 하셨으니 어떤 분인지 궁금하니까!

앞서 편집진이 <다들> 새 콘텐츠를 고민하면서 신임 발행인으로서 함께하실 만한 것들을 제안하자 김주명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누군가를 인터뷰해야 한다면,
유명인사보다는 평범한 사람들, 시민들을 만나고 싶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행정가들 사이엔 유명한 구절이 하나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 그는 이 말을 조금 바꾸어서 우리에게 강조하는 듯했다.

 

시민에게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