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진도’가 아닌 ‘소통’을 위한 ‘누구나’의 배움터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는 8월에 어느 날, 동대문구 장안1동 문화센터를 찾았다. 바로 이곳에서 장안1동 동네배움터 수업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한여름의 열기를 식혀주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필자를 맞이했다. ‘그래, 바로 이거야!’라며 안도하는 그때, 장안1동 동네배움터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담당자가 인사를 건넸다. “어서오세요, 더우시죠. 사실 동네배움터 수업이 원래는 주민센터에서 이루어지는데, 오늘만 여기 문화센터에서 진행해요.” 동대문구 장안1동 동네배움터는 필자가 취재를 갔던 날을 제외하고는 주민센터 2층에 있는 회의실에서 이루어진다.

 

 

장안1동은 동대문구에서도 가장 면적이 크며 인구 역시 많은 곳이다. 그래서 거주민의 연령대도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편이다. 또한, 동네에 오랜 시간 안착해 사는 주민이 많아 동네와 관련한 일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고 한다. 그렇기에 장안1동 주민센터의 김정훈 주무관은 주민들이 동네배움터를 계획할 때도 관심과 문의와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래서일까, 유동인구가 많은 세 군데에 홍보 현수막을 걸었더니, 바로 접수가 완료될 만큼 동네배움터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물론 만족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주민자치프로그램들과는 다른 신선한 수업들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구미가 당겼던 거 같아요. 홍보를 기관 내에서만 진행했음에도 하루 이틀 만에 바로 접수가 끝났어요.

– 장안1동 주민센터 김정훈 주무관

 

그러나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장안1동 동네배움터 프로램은 지역 주민들이 현재 어떤 부분에서 목마름을 느끼는지 진행한 설문을 바탕으로 기획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쉽게 접근해 지속적인 취미와 습관이 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선정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렇게 ‘디퓨저 만들기’를 비롯해 ‘스마트폰 문해’ ‘방 좁고 옷 많은 집 탈피, 정리정돈 해결사’ ‘펜 하나로 완성하는 젠탱글’ ‘아로마, 나를 위로하는 향기’ ‘아크릴물감으로 채색, 팝아트 도전하기’ ‘이웃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발 마사지’ ‘짠돌이 여행가가 알려주는 여행 정보 팍팍’ ‘탈모예방 천연샴푸와 화장품 만들기’ ‘나만의 정원, 힐링 원예’ 등이 마련됐다.
대다수 프로그램은 기존 주민자치프로그램의 참여도가 높은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장년층 남성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싶어 이를 위해 ‘스마트폰 문해’를 맛보기로 진행했다. 실제 중장년 남성들이 생각보다 많이 참여해 내년에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좀 더 확대할 예정이다.

 

젠탱글이 생소한 편이라 개강할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참여자들이 수업하실 때 대화하는 걸 들었는데, 직접 와서 해보니 일종의 심리치료랄까요? 스스로 몰랐던 내면의 나를 발견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과정을 통해 즐거워하시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동네배움터의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껴요. 이러한 체험과 갈증의 해소가 바로 배움터의 방향성 같아요. 동네배움터를 개설한 지 6주 차 돼가는 시점에서, 우리의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해봤어요. 어떤 기술이나 결과물을 전달하는 게 아닌 약간의 일깨움, 배움의 시작을 터뜨려주는 게 아닐까, 그거면 충분하다, 싶더라고요. 그 기반을 잘 다지면 자생적으로 배움의 연속이 퍼져서 구민이나 서울시 전체가 배움의 공동체로 발전할 거예요.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그게 아닐까요. 이 작은 계기가 점진적으로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 모든 이가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면 구의 에너지도 밝아질 거예요.(웃음)

– 장안1동 주민센터 김정훈 주무관

 

 

말씀하셨듯 오늘 진행한 젠탱글이 일종의 미술 수업이잖아요. 참여자들이 느꼈듯이 자기를 표현하는 한 과정이죠. 중년 여성들에게는 특히나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없어요. 그런 면에서 즐거움을 느끼시는 거 같아요. 또 본인이 노력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뿌듯함도 크고요.
사실 젠탱글 아트는 많은 이가 어렵다고 느낄 수 있기에 홍보지에 ‘젠텡글 아트를 처음 접하는 분 누구나’라는 문구를 넣었어요. ‘누구나’라는, 이 작은 문구 하나의 차이가 커요. ‘초보 누구나’ 혹은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라는 문구를 넣느냐, 아니냐에 따라 프로그램 접수 속도 차가 확연히 느껴지죠. 그런 걸 경험하면서 ‘누구나’라는 것에서 배움의 의미를 많이 느껴요.
물론 이러한 동네배움터를 계기로 전문가가 될 수 있지만, 이를 목표로 하는 수업이 아니잖아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도 할 수 있다.’ 최대한 천천히 다가오고 배우시더라도 이를 오래 가지고 갈 수 있는 물꼬가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동네배움터 강사분들에게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속도보다는 학습자들과의 ‘소통’에 비중을 더 두었으면 한다고 말해요. 또 그것이 원활하게 가능하신 분을 찾고요. 소통 역시 배움의 중요한 과정이죠.

– 동대문구청 교육진흥과 평생교육팀 공현주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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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