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석사, 깃발을 올리다!

 

명예시민학위제 시민석사과정 오리엔테이션 현장

서울자유시민대학은 올 초 381명의 학사들을 배출했다. 그리고 올 가을부터 석사과정을 시작한다. 시민학사 학위 취득자 중 신청을 받아 입학승인을 받은 학습자들이 석사과정에 참여한다. 이 학습자들이 9월 10일 오후 서울 시민청 태평홀에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넓은 태평홀에 넉넉하게 책상과 의자를 마련해놓았지만 시민대학 측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학습자들이 몰려 뒤늦게 의자를 추가로 마련해야 했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명예시민학위제는 공인된 학위가 아닌 명예학위제인데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하다니 놀라웠다. 대학 오리엔테이션도 이 정도의 참여율을 기록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6가지 사유체계에 맞춰 설계된 공통과정

시민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총 200시간의 강의를 들어야 한다. 그중 80시간은 공통과정, 100시간은 전공과정의 강의를 들어야 하고, 전공세미나를 20시간 이수해야 하며, 이후 졸업과제를 제출하고 승인 받아야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전공세미나는 정규과정이 운영되지 않는 1~2월, 7~8월에 진행되는데, 3~5인의 팀으로 구성해 졸업과제의 주제를 선정하고 결과물에 대한 지도를 받는 시간이다. 일반 대학의 석사과정처럼 지도교수의 지도하에 논문, 보고서, 영상, 전시회, 공연, 프레젠테이션 등의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공통과정과 전공과정에 대한 설명은 석사과정을 설계한 6명의 전문가 중 한 사람인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해주었다.
서울자유시민대학의 교육철학은 6가지 사유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철학적 사유, 역사적 사유, 윤리적 사유, 생태적 사유, 미학적 사유, 미래적 사유가 그것이다. 이는 미래적 관점으로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세계시민을 만들고자 하는 바탕이 된다. 이 6가지 사유체계를 담은 수업이 공통과정에 개설되므로 석사과정을 밟는 사람들은 공통과정 수업을 필수로 들어야 한다. 공통과정 과목은 6개로, 생애설계의 철학, 세계시민, 문명과 미래, 윤리논쟁, 미디어독법과 적용, 문화예술 과목이 그것들이다.

이 중 올 하반기에 개설되는 과목은 세 과목. 생애설계의 철학은 인생경로, 성장, 성숙, 노년, 젠더, 돈, 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관점을 배우는 시간이고, 세계시민 과목에서는 시민권의 역사와 앞으로의 글로벌 아젠다를 배운다. 문명과 미래에서는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유라시아, 동아시아, 농경사회, 실크로드 등 세계 각 지역의 역사를 배운다. 공통과정은 A, B, C 세 반으로 나누어 수업시간표가 나오므로, 학습자 개개인의 스케줄에 맞춰 가능한 반을 선택하면 된다.
윤리논쟁, 미디어 독법, 문화예술 과목은 내년 상반기에 편성된다.

 

석사학위 과목은 인문학, 서울학, 시민학, 미래학 외 3개과

전공과목은 7개 학과가 있다. 인문학, 서울학, 시민학, 문화예술학, 사회경제학, 생활환경학, 미래학. 그러니까 자신의 전공과목에 따라 나중에 인문학 석사나 미래학 석사 학위를 받게 되는 것이다. 전공과목은 서울자유시민대학 본부와 5개 학습장, 28개 대학 연계 수업들 중 자신의 전공과 관련있는 수업을 자율적으로 시간표를 짜 100시간 이상 수강하면 된다. 각 수업들은 10주 과정과 5주 과정으로 나뉘는데, 10주 과정의 경우 70% 이상, 5주 과정의 경우 80% 이상 출석해야 수료가 된다. 즉 5주 과정의 경우 1번 결석까지는 수료가 가능하지만 2번 결석하면 그 수업은 들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김민웅 교수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한국와 일본의 현재 상황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인 문제라는 점, 점집이 망하지 않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미래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점 등 쉬운 예를 들어 역사, 미래, 철학, 생태, 윤리, 미학의 6가지 사유체계가 시민석사과정의 바탕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시민석사과정에 대해 궁금한 것

설명이 끝나고 Q&A 시간이 되자, 학습자들이 서로 질문하겠다고 손을 들었고, 시민대학 스태프는 마이크를 갖다주느라 넓은 홀의 여기저기로 분주히 뛰어다녀야 했다. 석사과정 신청자의 질문에 김종선 시민대학국장이 답변했고,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실무자가 즉석에서 마이크를 넘겨받아 답변해주었다.

 

Q. 전체 수료 시간이 200시간 이상인데, 부지런히 들어도 1년 안에 다 못들을 것 같거든요.
그래도 괜찮나요?

A. 그럼요, 저희는 5년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간 제한이 없으니 자신의 속도대로 들으시면 됩니다.

 

Q. 공통과정, 전공과정, 전공세미나 순서로 짜여있는데, 순서를 바꿔서 들어도 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안됩니다. 공통과정을 듣고, 전공과정을 듣고 전공세미나를 하셔야 해요. 다만 공통과정 중 한과목 이상을 들으시면 그때부턴 전공과정을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Q. 전공세미나가 20시간으로 되어 있는데, 논문이나 영상을 20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을까요?

A. 20시간이란 그 시간 내에 논문을 완성하라는 뜻이 아니고, 논문이나 영상을 만들기 위해 교수님과 상의하고, 컨설팅하는 시간입니다. 졸업과제는 전공세미나 듣고 1~2학기 안에 제출하면 됩니다.

 

Q. 공통과정 시간표를 보면 같은 과목이 시간대별로 A반, B반, C반으로 나뉘어 있는데, A반 신청했다가 사정상 못들은 날은 B반으로 가서 듣는다거나 할 수는 없나요?

A. 네, 안됩니다. 과목은 똑같지만 석사 과정의 모든 강좌가 교수님과 수강생, 혹은 수강생 상호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강좌 수강생이 아닌 외부인이 불쑥 들어오면 그 흐름이 깨집니다. 외부인도 적응하시기 어려울 거구요. 이 부분에 대해 저희도 워크샵에서 의견이 나왔는데,
고민 끝에 반을 바꿔 들을 수는 없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온라인 강좌와 다르기 때문에 양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전공과정은 여러 학습장의 시민대학 정규강좌 중 자율적으로 100시간을 설계하라고 하셨는데, 학점은행제와는 중복이 되는 건지 어떤 건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학점은행제 과목의 80%를 인정해 드립니다. 원래 9월에 시작하는 강의니까 3월부터 시작한 1학기는 인정이 안되는데, 올해는 시행 첫 해라 3월부터 들은 강좌도 누적으로 인정해드립니다. 이건 올해 말까지만 드리는 특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 역량강화 과정은 평생교육사자격증과 연관되어 있어서 인정해드리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좀 더 논의해보고 알려드리겠습니다.

 

Q. 제가 전공을 서울학으로 하겠다 해놓고 다른 과목을 들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건 인정 안해주나요?

A. 석사까지는 인정해드립니다. 박사과정에선 안될 겁니다.

 

Q. 공통과목 6개 중 4과목을 필수로 들어야 하는데, 만약 이번 학기에 2과목을 듣고 다음 학기에 2과목을 듣는데, 그 사이에 전공세미나가 개설되면 어떡하나요?

A. 참여하시면 됩니다. 공통과정을 모두 끝내고 전공세미나를 시작하셔야 된다는 게 아니라 공통과정의 어느 한 과목이라도 들으시면 전공 시작하시면 됩니다.

 

Q. 내 전공 이수시간을 확인하려면 어떡하면 되나요? 또 지금 분위기로 봐선 인기있는 강좌에 수강신청자가 몰릴 것 같은데요, 수강신청자가 몰리면 수강인원을 더 늘려준다든가 하는 대책이 있습니까?

A. 이수시간은 서울자유시민대학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출력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수강신청시 인기 과목은 빨리 신청하시라고 밖에는 말씀드리지 못하겠네요. 인기가 많다고 해서 수강정원을 더 늘릴 수는 없습니다. 정원을 몇 명으로 박아놓은 건, 이 수업들이 일방적인 강의형식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수업이라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Q. 전공세미나 할 때 꼭 3~5명이 팀을 짜야 하나요? 졸업과제를 혼자 하면 안되나요?

A. 졸업과제를 혼자서 내실 수는 있습니다. 다만 서울자유시민대학이 석사과정을 개설한 이유는 혼자 배워 혼자의 지식이 되는 게 아니라 공동체를 더 낫게 발전시키고 지식이 공유되고 그를 통해 시민의식이 자라기를 바라서입니다. 그러므로 졸업과제를 혼자 하시더라도, 전공세미나에는 꼭 참여하셔야 하구요, 그러자면 팀을 짜야 합니다. 전공세미나에 한번 참여해보세요. 분명히 혼자 할 때보다 더 배우는 것이 있을 겁니다.

 

더 나은 시민석사 과정을 위한 제안

Q&A와 함께 시민석사 과정을 위한 학습자들의 제안도 있었다.
서울시민대학의 일반과정은 100% 인정이 되지만 대학연계 과목은 애매모호 측면이 있는데 이에 대해 명확히 해달라는 제안도 있었고, 공통과목 수업은 시민대학 본부에서 개설되는데, 공강 시간에 공부할 수 있는 휴게실이나 학습실을 개방해 달라는 제안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종선 국장은 좋은 의견이라며 내년에는 대학연계 과목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고 본부 지하의 동아리실 등을 학습실로 운영할 수 있을지 타진해보겠다고 했다.
이런 다양한 의견과 질문을 받고 대답을 들은 후 마지막으로 다같이 “시민석사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오리엔테이션이 마무리되었다.

 

올 3월 시청 신청사 8층에서 열렸던 시민대학 학사학위 수여식(졸업식)에 참석했을 때가 생각난다. 온 가족이 축하하러 오고, 학사모를 던지며 함성을 지르던 그 열기에 깜짝 놀랐었다. 9월, 석사과정 오리엔테이션에서도 놀라움은 계속됐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디에 있다가 이렇게 나타나서 꼼꼼하게 수업과정을 확인하고, 수업시수를 계산하며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는 걸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입시교육에 찌들어서 공교육 마치면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낸다는 편견이 깨지는 경험이었다.

학위에 대한 열망이 없는 자로써, 공식 학위도 아니고 명예학위에 누가 관심을 가질까 싶었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놀라웠다. 이 광경을 보니 서울시 평생교육의 앞날이 밝다는 희망이 느껴졌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참으로 학구열에 불타는 민족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곳에 불을 지르냐에 따라 학구열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될 수도 있겠다, 설계만 잘한다면 수요와 욕구는 충분하다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아마도 나에게는 영겁같은 200시간을 다 채우고 석사학위를 거머쥘 수많은 사람들을 내후년 쯤이면 직접 만나게 될 것이다. 사실 학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100세 시대, 뭔가를 배우고,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해보고, 그러면서 점점 나아지는 자신을 실감하는 것, 그것이 학위만큼이나 소중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명예시민학위란?
서울자유시민대학 학습 경험을 인정하여 지속적인 배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시민의 평생교육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제도로써 고등교육법상 공인된 학위가 아닌 비학위제도이다.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