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골목 곳곳에 깃들 배움터의 정신을 기대하며

 

정든마을 동네배움터

 

서울시 성북구에는 정이 넘치고 흐르는 바람에 누구라도 첫눈에 정이 드는, 그래서 계속 살고 싶은 그런 마을이 있다. 그곳은 바로 이름마저 정감 넘치는 ‘정든마을’.

정든마을은 아기자기한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이사이 오랜 시간을 품어 온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주택과 상점들이 방문객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하마터면 마을의 이 아름다운 풍경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 아파트가 들어서도록 재개발이 되었다면 말이다. 다행히 서울시 도시재생 마을로 선정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오래된 골목길을 재정비하고 벽화를 그리는 등 환경개선을 위해 노력했고, 이에 어울리는 마을의 이름도 직접 논의해 붙였다. 그렇게 탄생한 이름이 바로 ‘정든마을’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었고, 구심점이 될 공간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그렇게 주민공동이용시설이 새로이 건립되었고, 현재 이곳은 마을 사랑방, 카페, 작은 도서관, 놀이터 등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바로 동네배움터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정든마을 동네배움터’가 열리는 이곳은 작지만 알차다. 40평이 채 안되는 3층 건물이지만, 무려 6개의 공간이 있다. 좁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공간을 반층씩 분리했다. 또한, ‘소통’이라는 콘셉트를 살려 벽면을 콘크리트가 아닌 투명한 유리로 설계했다. 이곳에서는 어디에 있든 전 층, 모든 공간을 볼 수 있다. 다양한 동네배움터 프로그램이 그 특징에 맞게 이 공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정든마을 동네배움터’ 사업은 올해 시작되었지만, 이곳은 공식적인(?!) 짜임새를 갖추지 않았을 뿐 이미 배움터의 기능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주민이 원하는 프로그램들이 때때로 열리고, 이에 따라 재능기부와 봉사가 늘 이루어지고 있던 것.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보완할 점들에 대해 의견을 구하고, 좀 더 전문성을 살린 동네배움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래서일까, 벌써 내년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과 기대가 폭발적이다.

동네배움터가 시작되면서 가져온 큰 변화 중 하나는 이곳을 방문하는 주민층이 폭넓어졌다는 거다. 이전까지는 아이들과 주부가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마을의 어르신, 직장인, 청년 등 다양한 세대가 이곳을 찾는다. 실제 동네배움터를 시작했던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고, 프로그램 구성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기획했다. 실제 필자가 배움터를 찾은 날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아빠들도 브런치파티 <도서관에 간 아빠>’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동안 적지 않은 동네배움터를 방문했지만 이렇게 많은 아빠를 본 건 처음이었다.

 

 

보통 아빠들은 마을의 이런 공간이 있더라도 이방인처럼 이용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휴식을 취해도 되고,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데 말이죠. 특히 아빠들은 동네 친구가 없잖아요. 직장에서 퇴직하면 동네에서 살아야 하는데 동네에 발걸음을 옮길 곳이 없는 거예요. 지금부터라도 동네배움터를 통해서 이곳을 알아갔으면 해요. 또 아빠들끼리 소통도 하고요. 이를 계기로 추후 만남을 기획하고, 동아리도 형성되고… 음주문화로만 기울이는 게 아닌 마을의 공적 공간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걸 큰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 정든마을 작은도서관 김미희 관장

 

 

또 한 가지 ‘정든마을 동네배움터’의 특징을 꼽자면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다양한 책 관련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는 거다. 우리동네 작가와의 만남 <책과 삶>, 달달한 책 야간 자유토론 <야자>, 책을 한눈에 <북큐레이션>, 어린이 마음 담을 <시집> 등 독서토론을 비롯해 책을 바탕으로 한 문화 활동이 프로그램화되어있다.

 

동네배움터에서 전문성은 두 번째예요. 첫 번째는 주민 간 소통이죠, 주민이 이곳에 와서 배움이라는 걸 통해 서로 대면하고, 자신의 재주를 내어놓으면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수시로 바뀔 수 있는 게 바로 동네배움터 아닐까요. 또 이곳에서 배운 걸 다시 마을에 환원할 수도 있고요. 또 다른 배움의 자리로 가는 그런 순환구조가 형성되는 거죠. 그런 기능을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동네배움터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이런 배움의 공동체를 경험하면 자연스레 이런 문화를 습득한 어른이 되잖아요. 경험하지 않았다면 절대 모를 일이죠. 이 배움이 귀한 배움이란 걸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그렇게 10, 20년이 흐르면 마을 골목 곳곳에 배움터의 정신이 멀리 퍼져나갈 거라는 기대와 바람이 있어요.(웃음)

– 정든마을 작은도서관 김미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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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