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월요일부터 달렸던 이유

때는 9월 3일. 게시판에 인사발령 공지가 떴다.

[자기 주도 학습의 날 추진 테스크포스팀 겸직을 명함.]

자기 주도 학습의 날? 우리 원에 지금껏 없었던 날이다. 자기 주도적 학습전략 개념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도입하고, 직원들부터 학습활동에 참여하고 누군가는 리프레시를, 누군가는 개인의 역량을 기르도록 직원복지 증진 차원에서 야심차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였다.
이왕 맡은 거 역할을 제대로 알고 싶어 녹색창 지식백과에 테스크포스를 검색해봤다.
“(요약) 특별한 목표를 위해 각 부문에서 스페셜리스트가 모여 특별 기획 프로젝트 팀이 편성된다.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면 그룹은 해산된다.”
역할이 좀 부담스럽지만, 혼자가 아닌 박미경 팀장님과 이아림 주임님도 함께 한다니, 티 안 나게 묻어가야겠다, 그리고 천년만년 할 것도 아니고 12월 31일까지인데 뭐…라는 생각으로 참여했다.

9월 3일 발령 후 생각보다 빠르게 TF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기 주도의 바람직한 모델로 등극해도 될 것 같은 박미경팀장님이 먼저 프로젝트 안을 가지고 와서 우리들의 생각을 물어보셨다. 티 안 나게 묻어가려는 내 전략이 주효했다. ‘무조건 다 좋다고 해야지’
사실 프로젝트 안이 재미있을 것 같고 참신하기도 했다. 빠르게 모인만큼 우리는 빠르게 역할분담도 착착 진행하고 그날 바로 대화방이 만들어졌다. 얼떨결에 맡은 TF팀인데 어느 순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 후로도 시민대학 본부, 모두의학교에서 모여서 TF팀 회의를 두 차례 진행했다. 그리고 우리가 준비한 프로젝트를 짠-하고 선보일 날짜와 캐치프레이즈가 정해졌다.

‘러닝(running)하며 러닝(learning)하는 자기 주도 학습의 날’

11월 18일 월요일 장소는 모두의학교에서.
직원들이 자기 주도 학습의 날을 인식하고 앞으로 스스로 학습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첫 시작을 여는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했다.

직원들이 과연 좋아할까? 적극적으로 잘 참여할까?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11월 18일 결전의 날(?)이 밝았다. 직원 모두, 모두의학교로 출근해서 오전에는 아동학대예방교육·정보공개교육·청렴교육을 들었다. 그리고 맛있는 도시락과 함께 삼삼오오 점심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여러 가지홀에 모였다. 김주명 원장님의 자기 주도 학습의 날 취지에 대한 말씀 후,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등장하신 강사님. 원장님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대비되어 등장하자마자 모두 웃음이 터졌다. 40명의 직원들을 어떻게 랜덤으로 조를 구성할까 궁금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조가 구성되었다. 강사님이 2명~! 3명~! 하면 짝을 찾는 방법으로.

 

 

런닝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한 조가 구성되고 우리는 빨강, 노랑, 파랑 등 조끼를 착용하였다. 모두의학교 옥상부터 1층까지 숨겨진 QR코드를 찾아 문제를 풀고, 보물을 찾고, 조별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질주가 시작되었다.
평소에 데면데면 하던 직원들과도 함께 문제를 풀고 20초 안에 끈 하나로 7~8명이 순차적으로 통과하는 (끈이 땅에 닿지 않고) 미션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레 협동심이 길러졌다. 이제는 없어진 프로그램인 가족오락관 ‘몸으로 말해요’ 미션에서는 정답과 전혀 다른 답변이 나와 바닥에 주저앉으면서 웃는 직원들도 볼 수 있었다.

 

 

 

사실 준비된 선물이 소소했는데, 직원들이 3시간동안 뛰고 머리 맞대고 참여해주어 감사했다. 3시간동안 진행된 종합선물세트(진흥원 관련 퀴즈, 상식, 미션 등) 같은 프로그램이 모두 끝나고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작은 선물에도 좋아하는 직원들을 보며 감사한 마음이 몽글몽글 들었다. 시상식 후에는 조별로 MVP를 뽑았다. 직원들이 MVP로 뽑은 이유를 아래 공개하겠다. (참 담백하다.)

 

정재권 시민대학장, 김수민, 이명호, 정재은 주임

 

1조 정재권 학장님 – 어둡고 구석진 곳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풀었다.

2조 유강열 주임님 – 정말 런닝만 많이 했다.

3조 김수민 주임님 – 열심히 뛰어다녔다.

4조 이명호 주임님 – 서무역할을 충실히 기록을 참 잘했다.

5조 정재은 주임님 – 종이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열심히 문제를 쓰고 풀었다.

 

 

월요일부터 직원들은 열심히 달렸고, 열심히 풀었다.
직원들이 자기 주도 학습의 날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함으로 ‘첫 시작을 여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무사히 마쳤고, 자기 주도 학습의 날 추진 TF팀도 소기의 목적을 어렵지 않게 달성했다.
이제 발령기간이 한 달 가량 남은 시점에, 들려오는 소식은… 
TF팀 임기가 연장될 수 있다고…
이래서 사람 일은 모른다고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