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불편함, 마음 치유의 시작

 

2019년 청년인생설계학교 <청년 마음치유 프로젝트>는 오춘기 청년들에게 찌~인한 성장통을 남긴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왜인지 어색하게 나 자신을 계속 들여다봐야 했고, 내 마음에 거듭 질문을 던져야 했던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감정들이 뒤섞여져 나왔고, 마음이 낯선 경험을 해야 했다. 어떤 청년 불편하고, 힘들었다 말하고, 또 어떤 청년은 그래서 더 좋았다고 말한다.

 

지난 청년인생설계학교 <멘토스2> 정혜신 선생님과의 시간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청년 마음치유 프로젝트> 책임 매니저이자, 공감인 임팩트디자인팀장인 오혜민 치유활동가를 만나 마음 치유와 치유활동가에 대해 더 가깝게 더 편하게 이야기 나눠 보기로 했다.

 

(사적인 고백이지만 그녀와 업무적으로 통화를 할 때에도 만나서 일 이야기를 할 때에도 나는 치유를 경험한 듯하다. 온화한 표정과 포근한 말투, 그 따뜻한 힘이 그녀에게 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홍보대외협력팀 주임 김혜연(이하 김혜연) : 얼마 전, 청년인생설계학교 <멘토스> 프로그램에서 정혜신 선생님의 만났어요. 해주셨던 이야기들이 무척 인상적이었고, 울림이 컸는데요.
지금 오혜민 선생님이 몸담고 계신 ‘공감인’ 도 정혜신 선생님께서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만들어진 기관이라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정혜신 선생님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는지요?

공감인 임팩트디자인팀장 · 치유활동가 오혜민(이하 오혜민) : 우연한 기회에 강의를 통해 정혜신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되었어요. 세월호 사건 당시, 그 재난과도 같은 현장에서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는지 이야기해주셨던 것이 기억이 나요. 이야기를 너무 생생하게 들려주셔서, 저마저 그 당시의 현장 속으로 빠져가는 느낌이 들었달 까요. 선생님의 표현이 인상 깊어서 필기도 굉장히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집에 가서 인터뷰를 검색해서 찾아봤을 정도니, 그때의 제게도 선생님의 메시지가 깊게 와 닿았나 봅니다.

김혜연 : 그렇게 강연을 통해 첫 만남을 갖고, 지금은 함께 치유활동을 하시게 되었네요.

 

오혜민 : 혜신 선생님을 통해 공감인을 알게 되었고, 청년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공감인을 더 깊이 알게 되었어요. 취업준비를 꽤 오래 했었는데, 마음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용기를 내어 프로그램에 참여 신청을 했었어요. 참여한 후, 저도 제 나름의 ‘치유’를 경험을 했고, 치유활동가로 활동하다가 결국엔 사무국의 일원으로까지 합류하게 되었네요.

 

치유의 첫발자국

 김혜연 : 그럼 선생님께서도 우리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마음치유 활동을 경험하신 거네요. 그런데 선생님! 이번에 함께하신 청년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청년 마음치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치유의 과정에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였는데요.

오혜민 : 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저 역시도 처음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는 한 일주일 정도는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불편함을 쫒아가 보고, 힘들어하는 마음의 지점을 찾아가는 그 경험이 치유의 시작이라 할 수 있어요. 청년 여러분들은 심리적 압력을 주는 치유의 첫발자국을 띄는 과정을 경험하신 거예요.

 

 

어쩌면 우리 모두가 치유활동가

김혜연 : 치유활동가라는 이름이 다소 생소했어요. 어떤 계기로 치유활동가의 길을 가게 되셨어요?

오혜민 : 공감인은 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하신 분들을 모두 ‘치유활동가’라고 부르고 있어요. 공감인의 프로그램에서 직접 치유활동을 해주실 수도 있지만, 프로그램에서 경험하신 것을 바탕으로 자기 삶의 자리에서 치유활동을 해나가실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김혜연 : 치유활동가는 어떤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나요? 또 지금 맡고 계신 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오혜민 : 프로그램에서 치유활동을 하고 싶으시다면, 일정한 교육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일방적인 교육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배운 경험들을 바탕으로 치유의 원리 등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저 역시도 프로그램 참여 후, ‘치유활동가’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같이 프로그램을 수료하신 분들과 자연스럽게 치유활동가 교육을 듣게 되었어요. 프로그램이 가진 힘을 제가 직접 체험했으니, 그 경험을 다른 청년들에게도 나누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청년 치유활동가가 얼마 없던 시기라, 더 사명감 같은 것을 가지게 되기도 했습니다.

김혜연 : 치유활동가로서 지금 맡고 계신 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치유활동가에 대해 관심을 갖은 청년도 계시더라고요.

오혜민 : 치유활동가가 되면, 공감인의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에서 활동하실 수 있어요. ‘나편’에서 진행이나 밥상, 오퍼레이터 역할을 맡으실 수도 있고, ‘어르신공감단’이나 ‘속마음산책’ 등에서 공감자 역할을 해주실 수도 있습니다. 흔히 치유활동가들이 하는 말이 있는데요, ‘치유활동을 하면서 나를 더 알아간다’고요. 치유활동을 하면서 교육이나 워크숍 등도 계속 들으시다보면 나를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 역시도 지금은 사무국에서 운영자로 있지만, 운영자로서도, 치유활동가로서도 더욱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음 건강을 잘 돌보려면 내 몸과 마음의 신호에 귀를 잘 기울여야

김혜연 : 공감을 위해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질문하고, 기다려주고.. 하는 일들을 하실 것 같아요. 그렇다면 자신의 마음건강은 어떻게 돌보실까 궁금했어요.

오혜민 : 마음건강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본인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업무의 특성상, 많은 참여자와 치유활동가를 만나기 때문에 일과 삶의 구분이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은데요. 일을 하면서 내 몸과 마음의 신호에 민감하게 귀 기울이고, 내 상태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공감’은 ‘감정노동’과 같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 공감을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 내 마음의 신호에 부단히 귀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김혜연 : 치유활동가로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세요?

 

오혜민 : 사람들이 저마다의 결대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치유활동가가 되고 싶어요. 활동을 하다보면 저한테는 정말 멋지고 훌륭해보여서 칭찬을 해드리는데, 그것을 본인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자신이 가진 결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것이 제 역할이겠죠. 더불어 사람들이 자신만이 가진 색깔과 목소리를 주저함 없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김혜연 : 많은 청년들이 ‘공감인’과 함께 소통하고, 또 ‘공감인’으로서 살아갈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공감인’을 소개해 주세요.

오혜민 : 치유활동가집단 공감인은 시민들의 마음건강을 위한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사단법인입니다. 치유를 경험한 시민이 ‘상처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거듭나 또 다른 시민을 치유하는 ‘치유릴레이’를 이어가고 있어요. 모든 사람은 개별적이고 또 치유적인 존재라는 대전제 아래, 수평적 구조의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청년분들이 공감인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고 그 치유의 온기를 함께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