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제안하고 청년이 실행한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2017년 서울청년의회에서 ‘갭이어’ 정책을 제안하며 시작되었다. 정규교육과정이나 취업경쟁과 같이 청년들이 등 떠밀려 살아왔으니, 이제 스스로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취지였다. 2018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9년에 여름학기와 가을학기가 본격 시작되었다. 300명 모집에 1,800여 명이 지원하는 등 청년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한편 서울청년시민회의(서울청년의회의 후신)에서는 청년인생설계학교에서 확장된 내용을 담은 또 다른 정책도 제안되었다. 직장인을 위한 갭이어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형 직장인 갭이어‘와 청년들의 평생학습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가칭)청년실행위원회‘가 바로 그것이다.

극심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입사 1년 미만인 조기 퇴사자는 74.8%에 육박하고(2018, 사람인 ‘2018 하반기 체감 구직난’), 잦은 이직으로 기업에서는 실무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미 사회 진출을 한 청년들 또한 스스로 삶을 설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직장인에 특화된 정책인 ‘서울형 직장인 갭이어’가 제안되었다. 반면 평생학습계를 향해 질문을 던진 청년들도 있다. 과연 기존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주제가 청년층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으며,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시간, 분위기 등)을 갖추고 있냐는 것이다. 청년친화적인 평생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당사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가칭)청년실행위원회’를 신설하고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에 설치해달라는 의견 또한 제시되었다.

서울청년시민회의를 통해 제안된 의견은 ‘청년자율예산제’, 즉 청년 시민들이 직접 시정 예산 편성에 참여하는 제도를 통해 정책으로 만들어진다. 숙의 과정을 통해 다듬어진 의견은 서울시 모바일투표 ‘엠보팅’을 통해 공개되며 일반 시민의 투표를 거쳐 최종 제안 정책이 선정된다. 지난해 8,300여 명의 시민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행정/복지 분야에서 ‘서울형 직장인 갭이어’와 ‘(가칭)청년실행위원회’가 제안되었다.

제안된 내용 외에도 청년인생설계학교 참여자 대상의 수시 인터뷰, 프로그램별 리뷰, 서울청년정책모니터링단의 활동 내용 등 여러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었다. 이 의견들을 종합해 2020년, 청년인생설계학교가 조금 달라진다.

 

 

2020 청년인생설계학교 달라지는 것들

 

인생설계 프로그램은 청년인생설계학교의 가장 기본적인 과정으로, 스스로 탐색하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도록 여러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월부터 9월까지 여름학기, 9월부터 11월까지 가을학기로 운영되며 서울에서 생활하는 만 19~34세 청년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학기 당 200명씩 총 4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자기 발견, 진로 탐색, 심도 있는 사유와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기본 과정은 툴킷 워크숍, 소그룹 스터디, 인문학 강연, 단기 캠프 등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골라 들을 수 있는 마음 치유 과정, 원데이클래스, 짧은 타 지역 체험의 기회도 마련된다.

인생도전 프로젝트에서는 참여자가 스스로 원하는 활동을 설계하고 실행해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제는 ‘환경이나 여건 상 해볼 수 없었던, 내 인생의 도전’. 활동 계획서를 심사하고 그룹 인터뷰를 통해 50명의 청년들을 선발한 후, 활동비와 전문가의 수행 자문 등을 전폭 지원한다. 올해에는 크라우드 펀딩, 독립출판 등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도전뿐만 아니라 삶의 터전을 벗어나 국내 지역, 해외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 도전도 지원할 계획이다.

직장인 갭이어 멤버십은 일 경험이 있는 청년들을 위한 네트워크이다. 내 삶에서 일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하면 일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다양한 직군의 청년들이 모여 고민한다. 권역별로 ‘아지트’를 지정해 매주 만나며 사회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사소한 고민들을 키워드로 활동을 하고, 일상의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소소한 워크숍과 강의를 마련해 제공한다. 퇴근 후 삶을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 모든 프로그램들은 청년들의 활발한 참여와 실행이 없다면 허사가 된다. 그리하여 청년 교육과 시정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 30명을 뽑아 청년실행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청년인생설계학교뿐만 아니라 서울 평생교육 전역에 걸쳐 직접 참여하고 제안하며, 전 세계의 관련 우수 사례를 탐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서울형 갭이어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 또래 그룹 네트워킹 등이 전년보다 더욱 보강되어 추진될 예정이다. 연간 운영 일정은 오는 3월 중 청년인생설계학교 카카오플러스친구와 서울청년포털을 통해 공개된다.

지난 2월 16일 지난해 정책을 제안한 청년들과 청년인생설계학교를 맡은 서울시 청년청,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의 실무자들이 모여 올해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합의했다. 여기 참여한 3명의 청년들과 미니 인터뷰를 했다. 정책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앞으로 바람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청년실행위원회 제안자 미니 인터뷰

 

좌측부터 안승민, 윤석권, 이상기

 

쉽게 휘발되는 교육 이슈를 정책으로 만들고 싶어요

– 이상기 –

Q. 정책을 제안하게 된 배경은?

A. 청년 누구나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며 포럼이나 토론회에서 다양한 문제가 지적되고 해결책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시간과 장소에서 청년들이 제시하였던 교육이슈는 쉽게 휘발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 싶어 청년 중심의 확립된 교육관련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가칭)청년실행위원회’ 정책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Q. 2020년 달라질 청년인생설계학교에 대한 당부/응원/기대의 말은?

A. 참여자분들께 어울리는 말이 있어 소개합니다. 더글라스 대프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나 미래에 집착해 당신의 삶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게 하지 마세요.(중략)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그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음미하는 여행입니다. 어제는 역사(history)고 내일은 비밀(mystery)이고 오늘은 선물(gift)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를 ‘present’라고 부르죠.”

 

갭이어를 위해 퇴사했습니다.

– 안종민 –

Q. 정책을 제안하게 된 배경은?

A. 평소 갭이어 자체에 관심이 많았으며, 저 또한 스스로 갭이어를 하고자 2019년 퇴사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깊게 들여다보니 국내에선 갭이어의 본질이 많이 흐려지고, 직장인들의 큰 니즈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인들과 기업들에도 갭이어가 필요합니다. 개인을 넘어 집단, 그룹, 단체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그리고 그런 시도와 사례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면 좋을 것 같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Q. 2020년 달라질 청년인생설계학교에 대한 당부/응원/기대의 말은?

A. 정책이 실행되려면 실무자분들과 수행기관의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갭이어 실무자분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청년인생설계학교’는 ‘앞으로 더 많은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줄 수 있는 멋진 정책을 만들어나가겠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수많은 고민들과 시도를 통해 지금의 인생설계학교를 만들어오고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관심을 가져주고 최대한 청년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로 구성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감사하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저 또한 국내에서 갭이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건 프로그램이건 무언가를 만들고 싶은 청년으로써 항상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습니다.

 

장년만큼 청년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 윤석권 –

Q. 정책을 제안하게 된 배경은?

A. 시민교육을 비롯한 평생교육에서 청년의 존재감은 미미한 반면 장년의 활동은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실례로, 작년 교육분과에서 활동한 동료 위원 한 분은 시민교육 포럼에 참여했는데 전체 30여 명 중 청년은 자신을 포함 단 두 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서울시민자유대학에서 청년 참여율 또한 저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청년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 대상으로 인식하는 문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청년 시민교육 활성화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이 사업의 핵심은 청년 중심의 실행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일정한 권한을 가진 독립 기구가 있어야 이 시대에 필요한 시민교육을 연구하고 계발할 수 있고, 청년 친화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해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2020년 달라질 청년인생설계학교에 대한 당부/응원/기대의 말은?

A. 서울시 청년청에서 마련해주신 청년인생설계학교 정책제안자 간담회를 통해 실무자분들을 만났습니다. 사업 추진계획을 들으며, 저희가 제안한 정책을 고심하며 세심하게 반영하고자 애쓴 노고가 깊이 느껴졌습니다. 감동 받았고, 한편으로는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니신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저희의 제안이 현장에서 반영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뿌듯한데 잘 안착하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있어 든든했습니다.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계획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서울형 갭이어(Gap-year) 프로젝트로,
2017년 서울청년의회의 정책 제안으로 탄생했다.
혼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폭 넓은 경험, 평소 생각하기 어려웠던
나와 세상을 향한 탐구,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또래와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도시 전체가 배움의 터전이 되고 시민 모두가 더불어 배우는 도시,
삶과 배움의 경계가 없는 서울은 학교입니다.
학습하는 시민, 성장하는 도시를 위해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함께합니다.

<다들>이 서울은 학교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월 서울자유시민대학, 모두의학교, 동네배움터, 청년인생설계학교 소식을 전합니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각양각색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에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