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평생교육 협력 거버넌스 구축하여 전향적, 확장적 문해교육 추진해야”

김영철 원장(이하 김) :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의 웹진 <다들>의 긴급 좌담회를 위해 아침 일찍 발걸음을 해주신 세 분의 교수님과 교육청 팀장님께 진흥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미리 예고해 드렸다시피 이번 좌담회의 목적은 얼마 전 공고된 평생교육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령안에 대한 의미 분석 및 평가, 더 나아가 보완과 수정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 개진입니다. 아침부터 귀한 시간 내주셨으니, 내실 있고 생산적인 토론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강대중 교수(이하 강) : 원장님께서 인사말씀도 해주셨고, 사전 안내를 통해 오늘 좌담회의 기본 취지와 성격을 아실 것 같습니다. 문해교육법은 별도의 법이 아니라 평생교육법 안의 조항입니다. 2007년 전면 법개정 이후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올 2월에 있었습니다. 시행령에 대해 현재 교육부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구요. 이와 관련된 여러 쟁점들, 평생교육의 현안이라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기로 하겠습니다.

2월 3일, 문해교육 관련 2개의 조항이 신설되었습니다. 시·도 교육감 및 시·도지사가 시·도문해교육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제39조의2와, 문해교육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는 제40조의2입니다. 이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국가문해교육센터가 설치되어서 운영을 시작했고요, 이제 전국 시·도에도 문해교육센터를 설치하게 됩니다. 우선, 신설된 조항에서 국가문해교육센터와 관련된 여러 기능들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시행령 개정안에 보면 ‘문해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지원’, ‘문해교육 촉진을 위한 각종 연구와 조사’, ‘전국 문해력 통계 조사’, ‘교원 양성 연수’, ‘시·도문해교육센터에 대한 관리와 지원’, ‘문해교육종합정보시스템 운영’이 국가문해교육센터의 기능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면서 놀랐던 것은 ‘문해교육 촉진을 위한 연구와 조사’ 기능입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출범할 때, 모태 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과의 관계 때문에 연구 기능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국가문해교육센터를 설치하였고, 법에 명시된 기능에 따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도 연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허용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이 민감한 문제일 수 있지 않나 싶은데요. 이 좌담의 문을 여는 차원에서, 권두승 교수님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연구 기능이 들어가는 문제에 대해 역사적인 맥락에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권두승 교수(이하 권) :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전신인 평생교육센터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있을 때에는 연구 기능도 포함이 되어 있었고 관련된 실행 기능도 갖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으로 분리가 되면서, 한국교육개발원과 다른 기관들의 여러 가지 임무가 중첩되기 때문에 연구 기능을 포함시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결국 당시에는 평생교육센터의 분리가 우선 선결 과제였기 때문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교육부 등의 여러 관계 기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으로 법안이 정리되어 연구 기능이 없어졌지요.

다만 이번 법개정에 따라 문해교육과 관련된 연구 기능이 국가문해교육센터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센터가 설치된 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기능 가운데 문해교육 관련 연구는 부분적으로 강화되었다고는 볼 수 있으나,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연구 기능이 강화된다’라고 보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단지 집행 기관이라고만 할 수는 없고, 문해교육과 관련한 연구를 비롯하여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의 연구 기능이 확대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희수 교수(이하 이) : 상위법(‘평생교육법’)에 명시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기능에는 연구가 명시되지는 않았습니다. 제19조4에 ‘평생교육진흥을 위한 지원 및 조사 업무’라는 말은 있지요. 얼마 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이사회에 갔더니, 기획경영관리처 내에 제도정책연구실이 설치되었더군요. 조직 편제가 되어있고, 이미 발령도 났습니다. 옛날에도 평생교육정책본부에 정책연구실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연구를 수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의 위계 면에서 볼 때는 아마 평생교육법에 명시된 후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맞는 순서겠지요. 또, 한국교육개발원에는 여전히 고등평생교육연구실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자면 국가평생교육진흥원도 단순히 사업을 수행하기보다는 발전적으로 조사 및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강 : 박상길 팀장님께 질문 드립니다. 시행령 개정안에 보면, 문해교육의 자격 기준과 시설 기준이 상당히 완화되었거든요. 일선 학교에 설치하는 것 외에, 민간 기관을 문해교육기관으로 지정해서 학력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있어 항상 시설 기준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2~30년 동안 현장에서 문해교육에 헌신해 온 기관들인데, 시설 기준을 맞추기가 어려운 곳들이 있는데요. 사실 교육청 입장에서 보면 지금 문해교육시설의 시설 기준은 다른 종류의 시설과 비교했을 때 까다롭지 않은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이를 더욱 완화시키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문해교육 교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 자격이 없어도 관련 전공 후 진흥원 차원이 아닌 연수 기관에서 운영하는 과정만 이수하면 교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끔 바뀝니다. 이 부분을 교육청 관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궁금합니다.

박상길 팀장(이하 박) : 저는 문해교육의 진흥을 위해서는 좋은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학과정의 경우 교원 확보가 아주 어렵습니다. 중학과정을 운영하는 소수의 기관들이 여러 군데 퍼져있어 강의할 여건도 안 되기 때문에, 이것이 수입으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나마 초등과정은 괜찮은 수준이지만 중학과정은 아직도 어려운 형편이거든요. 자격기준을 완화했기에 향후 중학과정 교원 확보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설 문제에서는 일례로 강의시설 넓이를 산출할 때 학습자 수에 0.5m²를 곱하게 되는데요. 30명이면 45m²가 필요하겠지요. 이에 교원연구실까지 하면, 민간 기관 같은 경우는 평생교육시설로 사용을 하면서 문해교육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또 확보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문해교육의 특성상 하루에 많은 시간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기관의 사정에 따라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시·도문해교육센터 설치·운영, 지자체와 교육청 간 입장 차 존재

강 : 시행령에 ‘법 제39조의2제2항에 따라 시·도문해교육센터는 시·도별로 설치할 수 있다’라고 나와있는데요. 설치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할 수 있다’라고 적힌 부분이 눈에 띕니다. 또한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실제로 설치 및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협의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방식으로 협의할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상길 팀장님께서 문해교육 관련해서 교육청의 업무들과 시청과의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박 :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와 5:5의 비율로 예산 투자를 해서 매칭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총 예산은 약 15억 6천만 원입니다. 현재 교육 기관의 수는 올해 66개이며 이 중 초등과정이 56개이고 중학과정이 10개입니다. 학력인정자의 경우 올 2월 초·중학과정 556명을 배출했습니다. 서울시와 동일한 비율로 예산을 부담하지만, 실제로는 교육청에서 여러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도문해교육센터를 어디에 설치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있고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강 : 이희수 교수님께서 이번 개정령안과 관련하여 최근 ‘평생학습타임즈’에 기고하신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시·도문해교육센터를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

이 : 진흥 업무는 상당 부분 시·도지사 하에 수행되고 있고, 교육의 인·허가 업무는 교육감 하에 수행되고 있습니다. 문해교육도 마찬가지로 관련된 인정, 심사 이런 것은 시·도교육감 소관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시행령 개정의 취지는, 그 사유를 볼 때 ‘지원 체계 구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위의 기능을 살펴봐도 시·도문해교육센터는 전부 지원 업무라고 볼 수 있구요. 더불어 시·도문해교육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있다고 나와 있지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안에 국가문해교육센터가 설치되었으니, 그 라인업 차원에서도 시·도평생교육진흥원에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설치되면 어떤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허가, 인정 및 심사에 대한 업무는 여전히 교육청에서 하는 일이지요. 개정안에 보면 시·도교육감과 시·도지사가 상호 협의해서 문해교육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나와있는데요.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강 : 민감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요. 이제까지 문해교육의 적지 않은 부분을 교육청에서 수행해 왔고, 또한 법적으로 학력을 부여하는 기능을 교육청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도문해교육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양측이 나름대로 명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육청의 관점이 궁금합니다. 문해교육을 더욱 확산하고 질적인 수준을 높이기 위해, 문해교육센터가 생기는 건데요. 만약에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를 운영하게 된다면, 여태까지 해온 것과 비교했을 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박 : 예를 들어 시·도문해교육센터가 구축된다 하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문해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 됩니다. 교육청에서는 문해교육 규모를 앞으로도 꾸준히 늘려가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신규로 지정을 받고자 하는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기존에 문해교육을 하고 있는 곳 또한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현재 교육을 받는 인원 또한 적기 때문이지요. 인원이 많아야 지원도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64개 기관이 운영되었는데, 올해는 숫자로 보자면 2개 기관이 늘어나 66개입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운영 하다가 폐쇄한 곳도 여러 곳입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시·도문해교육센터 업무 중 ‘문해교육 대상자 발굴 및 상담 지원’입니다. 아주 좋은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문해교육 대상자를 발굴할 것인지에 대해 문해교육센터에서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큰 발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인구 센서스를 통해서 문해교육 대상자 수를 추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문해교육을 받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내밀한 자료는 없거든요. 각 주민센터에 가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정말 지역 주민들과 접촉을 하기 때문에, 문해교육 대상자인지 아닌지 더욱 밀착된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적으로 정확한 조사가 된다면 문해교육 기관 수도 늘릴 수 있고 문해교육 자체가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육청에서는 분기별로 한 번씩 문해교육 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들 말씀이, “문해교육이 학력 인정 분야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 학력 인정을 받지 않고도 교육하고 있는 기관도 있는데, 이쪽에도 예산 지원 등 관심이 필요합니다. 시·도문해교육센터가 만들어지면 이런 부분도 보완이 될 것입니다.

이 : 이 부분에 있어서 저는 시·도문해교육센터의 수행 업무에 주목하고 싶은데요. 시행령 제67조의4 제2항 중 세 번째로 명시된 것이 ‘문해교육 기관 간 연계 체제 구축’인데, 이는 아마 ‘지역의 다양한’ 문해교육 기관 간 연계 체제 구축을 의미할 겁니다. 초기 평생교육법에서 평생교육협의회와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를 포함한 다양한 평생교육시설 및 단체 간의 연계 체제 구축이라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지역의 학교뿐만 아니라 수많은 문해교육 기관 간 연계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중심 허브 기능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주목해야 합니다. 더불어 네 번째에 적힌 ‘교원 등 양성 및 연수’는 기존 법 시행령에서도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시·도평생교육진흥원의 고유 업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해교육 진흥을 위한 사업’인데요. 이는 인·허가 등의 업무가 아니라, 문해교육 진흥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하게 평생교육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수행 업무를 보았을 때, 상당 부분이 지원 체계 구축을 뜻하는 것 같고 이런 점에서 교육청의 업무와는 다소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처럼 개정안에 명시된 시·도문해교육센터의 수행 업무 차원에서 보면, 과연 이것이 어디에서 운영되어야 할 것인지 이야기 할 수 있겠지요.

추진주체 간 적절한 역할 분담 필요

강 : 저 또한 서울시교육청 문자해득교육 심사위원회 초창기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올해 66개의 기관이 운영된다고 하는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처음에는 30개 남짓으로 시작했거든요. 당시 초등학교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지요.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문해교사 자격연수를 통해서 문해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교실도 따로 둡니다. 초등학교에 설치된 문해교실을 지역 평생교육의 거점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학습자들이 학교 주변에 거주하니 좋고, 또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과의 관계도 있구요. 이를테면 병설유치원처럼 병설학급으로 만들면 예산 지원 문제도 수월하고, 교사의 정원도 늘리는 효과도 있어 이를 통해 학교 중심의 학력 인정 문해교육이 실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제가 위원으로 있을 때, 민간에 계신 분들도 함께 참여하셨습니다. 민간에서 아주 오랜 기간 문해교육을 해왔던 기관들, 이 기관들이 소위 ‘공공 영역’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지 걱정이 많으셨어요. 평생교육법 안에 문해 관련 조항을 신설하며 민간 영역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했던 취지와는 달리, 민간 영역에서는 ‘공공 영역에서 다 흡수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경계를 했었습니다. 국가문해교육센터,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생기면 이 부분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지, 민간 영역을 지원하는 것과 공공 영역에 그 기능을 추가하는 것에 대한 균형점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까 이희수 교수님께서 조례 말씀을 하셨는데요. 시·도지사 주도로 문해교육 관련 조례를 만드는데, 이때 민간 영역을 지원하는 맥락이 있구요. 교육청 같은 경우는 문해교육을 맡은 이후로 주로 ‘학교 중심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일을 추진해온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얘기하다 보니, 사실은 평생교육계의 일반적인, 어떤 구조적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국가 수준 간의 어떤 위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법 해석의 문제인지, 아니면 법 제정 취지가 문제인지 궁금합니다.

이 : 이번 개정안을 보면, 국가문해교육센터의 역할 중 5번에 ‘시·도문해교육센터에 대한 관리와 지원’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상위법에서 보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능 중에서는 시·도평생교육진흥원 혹은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에 대한 관리 기능이 명시되어있지 않거든요. 이것이 문해교육 측면에서 봤을 때,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어느 곳에서 운영이 되든지 국가문해교육센터의 관리의 대상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시·도평생교육진흥원과 지역평생교육정보센터는 지방자치단체의 별도 조례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별도의 기관이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지시, 감독 혹은 통제를 받는 대상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법을 만든 취지는 지원 체제의 구축이지, 관리 감독을 명확히 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국가 수준에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는 느낌으로, ‘관리’라는 단어는 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권 : 2007년 평생교육법 전면 개정을 할 당시, 제일 문제가 되었던 점이 바로 ‘평생교육과 관련된 기능을 시·도가 주도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교육청이 주도 해야 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런데 평생교육법 자체가 교육부 산하의 법이다 보니 교육부는 교육청이 그 기능을 주도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 당시 법 개정과 관련하여 법안을 제출하였던 이인영 의원(안)과 임해규 의원(안)의 경우 이 기능들을 시·도에서 주도하는 것이 맞다고 봤어요. 결과적으로는 시·도지사가 교육감과 협의해서 관련된 기능들을 추진한다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기능 수행에 있어 시·도와 교육청 간 역할을 조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제가 생각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인·허가라던가 관련된 지정 혹은 관리업무, 또 학교 시설을 동원하는 것에 있어서 교육청이 유리하다고 판단됩니다만, 예산 확보 및 신속한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시·도가 주도하여 업무를 추진할 때에는 아무래도 예산이 상당히 가용성이 있으며, 그 필요성만 인정된다면 추진에 탄력을 받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교육청과 시·도 모두 장점이 있어, 역할 분담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위계 관련 문제에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평생교육법은 ‘시·도지사와 교육감이라는 주체의 충돌’의 문제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해결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문해교육 측면에서 봤을 때에는, 교육청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는 업무의 상당 부분이 학력 인정과 결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허나 문해교육이 법 제정 이전부터 민간 영역에서 많이 강조해왔던 부분이고, 사명감과 전문성도 있는 반면에 예산에 있어서는 한계를 느끼지요. 공공 영역은 예산과 시설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일부 학교 중심의 문해교육은 그 운영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바와 같이 문해교육에 대한 관심이나 운영의 전문성과 관련해 그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적절한 보완이 필요하지요.

강 : 시·도문해교육센터를 누가 맡을 것인가 문제를 검토하다 보면, 평생교육의 전체적인 거버넌스와 맞닿아 있습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교육부 예산으로 운영되고, 시·도평생교육진흥원은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영됩니다. 비단 예산 문제가 아니라, 평생교육분야 전체의 자치 문제로 연관 지을 수 있겠습니다. 학교 교육의 경우에는 지방자치가 어느 정도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요. 교육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헌법 조항에도 나와 있습니다. 학교 교육에서는 지금 누리과정이 논란의 중심인데, 지방정부와 지방교육청 사이,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도 교육부와 지방교육청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의 경우 이런 갈등이 문해교육을 매개로 해서 잠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위 평생교육의 지방자치문제, 이것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고 또 현 상태를 어떻게 진단할 수 있는지 말씀해주시지요.

권 : 상당히 어려운 문제네요. 각국의 문해교육과 관련된 이야기를 좀 드리지요. 미국의 경우에는 1966년에 성인기초교육법과 1991년 국가문해교육법, 1996년 성인기초와 가족문해법이 만들어집니다. 제정 배경을 보자면 미국은 국가 설립부터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으로 인한 다문화 가정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를 미국화(Americanization)하는 과정에서 문해교육이 크게 부각되지요. 일본도 유사한 맥락에서 1990년대에 다문화교육지원법이 제정되며 그 안에서 기초문해교육이 강조되었거든요.

기존의 단순한 학력인정교육만 가지고 보면 당연히 교육청의 기능들이 강조 되는 것이 맞습니다만, 확장된 문해교육 측면과 특히 사회 통합 문제에서 보면 시·도의 기능이 강조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 전체의 문제가 곧 지역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활용이 유연하다는 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문해교육을 하는 것에 큰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문해교육이 단순히 글자를 읽고 쓰는 교육을 떠나 ‘민주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이라고 한다면, 시·도 차원에서 이 기능을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문해교육에 지방자치단체의 여러 기능들, 그리고 예산이 더욱 확장적으로 투자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다문화 문제’ 등, 확장적 문해교육 개념으로 재규정 필요

강 : 평생교육법이 전면 개정 되며 ‘문자해득교육’이라는 용어가 포함되었을 때, 사실 문해교육 현장과 평생교육 관계자들이 일면 놀라기도 하고, 화도 내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해교육과 문자해득교육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거든요. 이 표현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 공론화되어 2014년 개정 시 제6장이 문해교육으로 변경되었구요, 이번 문해교육센터 내용까지 두 번에 걸쳐 진보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1장제2조에는 문자해득교육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문해교육과 문자해득교육, 이 표현의 차이는 결국 시·도문해교육센터가 누구의 소관인지를 다루는 지금, 문제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권 : 평생교육법이 전면 개정될 무렵, 이 부분과 관련하여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발의한 의원마다 차이가 있었으나 대부분 단지 기초 문해능력을 강조하였는데, 이를 교육위원회에서는 ‘기초능력이 부족해서 가정, 사회, 학교, 직업 생활에서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자해득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개념’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런데 법사위에서 문해교육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문자해득교육’으로 표기를 했지요. 그해 12월에 법이 통과되어야 했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지 못하고 그대로 진행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문해교육이 아니라 문자해득교육이라는 개념이 평생교육법 안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그러다가 종래에 문자해득교육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학계나 현장에서 개념규정상의 문제를 지적하여 왔고, 이에 따라 이번에 법개정을 통하여 평생교육법 제2조에서 문자해득교육을 ‘문해교육’이라고 약자로 표현하면서 부분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였습니다. 향후 법 개정 시에 문해교육에 대한 재규정 작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 법이 크게 바뀐 것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저번 개정 시에는 과거 문해교육의 결핍적, 소극적, 부정적, 협의적인 개념이 확장적, 전향적, 긍정적으로 바뀐 것이 특징적입니다. 이번 개정은 이를 뒷받침할 지원 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 : 2008년 국립국어원에서 성인 기초 문해력 조사를 했었는데요. 당시 19세에서 79세 사이의 성인 12,137명을 조사했습니다. 그 중 1.7%가 글을 전혀 읽고 쓰지 못했으며, 5.3%가 일상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정도로 문장 이해력이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합치면 대략 7% 정도가 기초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 성인 인구 기준으로 추산하자면 260만 명이 일상생활을 충분히 영위하기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문해의 개념을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까지 확장하게 된다면, 대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상영역을 국가문해교육센터, 시·도문해교육센터에서 규정하고 논의할텐데요. 현재의 개정 시행령은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협소한 의미로 문해교육 대상자를 바라보는 것 같고, 필연적으로 교육 현장에서도 그 의미에 맞추어 움직이게 되겠지요. 앞으로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생기고 지방자치단체에 조례를 제정할 때, 더욱 구체적으로 문해교육 대상 부분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 저는 시·도평생교육진흥원의 입장으로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성인 대상의 기초문해교육과 같은 경우는 교육청 차원의 학력 인정이 가장 중요한 건데요. 지금 시대적 추세로 보면 문해교육을 단순한 문자해득뿐만 아니라 난독증 문제, 혹은 문자를 해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더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는 능력, 다문화 관련된 이슈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디지털 문해’까지도 가지를 뻗고 있을 것 같구요. 이와 같이 문해교육이 확장된다면 학력 인정 관련 비중이 좀 줄어들 것 같은데요. 고전적 의미를 넘어서 확장된 새로운 문해교육의 영역을 다루자면 아무래도 시·도평생교육진흥원의 문해교육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 : 이번 시행령 개정안의 제안 이유도 그런 점에서 좀 아쉽습니다. 법 개정의 이유를 보면 ‘2010년 통계청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20세 이상 성인 약 577만 명(전체 인구의 약 15퍼센트)이 의무교육에 해당하는 중학 학력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민·국제결혼 등으로 다문화인구가 증가하는 등 사회 환경 변화에 맞추어 문자해득교육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고, 문자해득교육의 진흥을 위해서는 조직적 지원 체계의 구축 및 시설 지원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지원 체계를 마련하려는 것임.’으로 전향적, 확장적,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행령 개정안 제안 이유는 ‘「평생교육법」공포(’16.2.3)에 따라 국가문해교육센터 및 시‧도문해교육센터의 설치‧지정과 문해교육정보시스템 구축‧운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같은 법에서 위임한 국가문해교육센터 및 시․도문해교육센터의 구성, 기능 및 문해교육정보시스템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로 되어 있습니다. 이 점에서 법 개정 이유와 시행령 개정 제안 이유를 면밀히 비교하여 법 개정 취지가 시행령 개정에 담겨 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이 시행령 개정 제안 이유에는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고 보기 어렵지요.

문해교육 대상과 수준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OECD에서 수행한 PIAAC 조사를 보면, 측정의 기준을 Competency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시각처럼, 절대적인 기준을 두고 문해교육 대상자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PIAAC의 레벨이 1부터 5까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세부 기준에 따라 어떻게 본다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문해교육 대상자일 수도 있습니다. 저조차도 부문별로 보면 수리 활동, 문제 해결 같은 부문은 영 자신이 없거든요. 우리가 OECD에 가입한지도 꽤 되었는데, 전향적이고 확장적인 문해교육을 추진하기 위해서 지원 체계도 그에 맞춰 고도화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고유 업무 존중 방향으로 ‘지자체-교육청-민간’ 협의해 나가야

강 : 마지막으로 정리 말씀을 나누겠습니다.

박 : 저에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도문해교육센터를 어디에 둘 것인지 명확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만들어지든 문해교육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여, 교육청과 민간 영역, 서울시가 협력하여 문해교육을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권 : 우리는 문해교육과 관련된 것들이 부각된 이유를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연장선상에서 신설되는 문해교육센터가 기존에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나 시·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수행하던 문해교육 기능보다 더욱 강화되어서, 문해교육 수혜자들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체제가 확립되도록 하는 것이 이 법 개정의 주요 취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문해교육의 개념도 ‘시민의 역량 향상’과 연관된 개념으로 발전되었으면 합니다.

이 : 저는 ‘선제적 대응’을 마무리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시행령은 8월 4일부로 시행되지만,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벌써 국가문해교육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발 빠르게 움직였으면 합니다.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수도인 만큼,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입장 아닙니까.

평생교육법 개정으로 시·도교육감의 권한과 책임이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량이나 내용 측면에서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추가되었습니다. 지원 및 진흥 업무를 일반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하고 있으니, 인·허가 업무와 고유한 문해교육 기능은 그대로 교육청이 하되 지원 체계 구축만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와주는 쪽으로 하면 원만하게 합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불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시·도문해교육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게 되어있는데요. 이를 별도의 조례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기본적으로 갖춰진 평생교육진흥조례에 문해교육센터 조항을 하나 추가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정말 발전하려면 별도의 조례로 가는 것이 맞겠지요.

강 : 시·도의 평생교육 운영을 위해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함께 참여하는 시·도평생교육협의회가 있습니다. 국가문해교육센터와 시·도문해교육센터가 생기는 것을 계기로 이 협의회가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서울시에서도 앞으로 수개월 안에 문해교육센터를 어디에 어떻게 둘 것인지 결론을 내게 될 텐데요. 시·도 차원의 평생교육 거버넌스 구조를 좀 더 건강하게 만들고, 또 국가와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서로 잘 협의하여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것으로 좌담을 마치겠습니다. smile-symbol

정리/정책·홍보팀 김혜영 팀장, 전아림·신다영 주임